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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용산 한강변 재건축도 무응찰”…산호아파트 시공사 선정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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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강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입찰이 유찰됐다.

조선비즈

서울 용산구 원효로 66 산호아파트 전경.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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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날 오후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 단 한 곳도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조합측은 향후 입찰 재공고(2차 입찰)를 할 예정이다.

이날 조합측은 당초 수주 의사를 적극 피력했던 DL이앤씨가 단독 입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DL이앤씨측에서 사업 제안서 자체를 가져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월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등 8곳의 건설사가 참석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조합측 관계자는 “입찰 마감 시간 5분 전에 조합 사무실에 건설사 직원들이 방문해서 단독 입찰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한 곳도 없었다”며 실망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1군 건설사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밝힌 곳은 DL이앤씨였다”며 “단독 입찰까지는 예상했는데 제안서를 안 내서 무응찰로 유찰됐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사업은 ‘한강변 조망권’으로 주목 받았다. 원효로4가 118-16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아파트 647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당초 조합측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조건으로 예정 공사비 3028억원(3.3㎡당 83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최근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조합측이 제시한 공사비가 낮다고 판단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2월 건설공사비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 잠정 공사비지수는 154.81로, 4년 전인 2020년 2월(118.30)과 비교하면 30.86% 올랐다. 2020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2022년 2월 142.38 대비 8.7%, 2021년 2월의 124.84과 비교하면 24% 상승한 수치다.

특히 해당 단지는 전체 아파트 물량 647가구 가운데 일반분양(93가구) 비중이 약 14%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일반분양 물량에서도 73가구가 임대아파트라는 점에서 분양 수익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3㎡당 830만원의 공사비로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용산 한강변이라는 입지는 매력적이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조건으로 제시한 공사비가 턱없이 낮아 산호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입찰은 유찰될 수밖에 없다”며 “건설 환경은 불확실성이 커져 원자잿값, 인건비, 금융비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에 도전할 건설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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