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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치받는 이란-이스라엘, 중동 확전 불 댕기나…미국 속내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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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란혁명수비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1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이란 시민들이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WANA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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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이스라엘의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가함으로써, 가자 전쟁 이후 우려되던 중동에서 확전이 기로에 서게 됐다. 이란의 이번 공격이 상징적 차원의 1회성으로 그칠지, 이스라엘이 추가적인 맞대응을 할지, 미국이 이스라엘의 맞대응을 자제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지난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서로를 은밀하게 비공식적으로 공격하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 혹은 ‘대리세력 전쟁’을 벌여왔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본토를 직접 공격하기는 처음이어서, 이번 공격은 40년간의 양국 그림자 전쟁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사태이다.



그림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이란 역내외에서 요인 암살, 시설 파괴 등 사보타주,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습과 폭격 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반면,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시리아·이라크의 친이란 무장세력 등을 지원하고 동원해, 이들의 이스라엘 공격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해왔다.



이란으로서는 안보 및 보안 능력이 우월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기에 부담이 되는데다,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전선 형성이 이스라엘만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월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에 의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사건 때 이란의 대응은 상징적 차원에서 그쳤다.



사건 뒤 이란은 즉각 보복을 다짐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는 이란이 보복하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은 1월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미사일로 공격해, 미 군속 80명을 사망케하고 미군 시설을 파괴하는 보복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피해는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서로 체면 치레를 하고 확전을 피한 것이다.



이란으로서는 지난 1일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쿠드스군 장군 2명이 사망한 것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사건처럼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사건이다. 이에 이란은 2주 만에 보복공격을 실행에 옮겼다. 다만, 이번 공격도 솔레이마니 암살 때의 보복공격처럼 상징적인 차원이 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뛰어난데다, 미국이 이스라엘 방위를 지원하겠다고 다짐했고, 실제로 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맞대응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 참모총장은 지난 7일 이란의 보복에 대해 공격과 방어 양 측면에서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는 가까운 곳은 물론 먼 곳에서도 이란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법을 안다”고 말했다. 이란 본토 공격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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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의 미사일들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을 격추하는 폭발이 일고 있다. 이란은 이날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200여발의 드론 및 미사일을 이스라엘 본토로 발사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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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란의 공격 직후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 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의미있고 강력한 대응이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일단,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은 “이란의 대규모 공격은 중대한 격화이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고, 할 것이다”고만 답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7일 발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가자 전쟁 이후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교전뿐만 아니라 시리아 및 이라크에 대한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가자에서 민간인 사망을 양산하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점증하자, 지난 연말 이후 주변 국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다. 지난 12월25일 시리아 공습으로 사에드 라지 무사비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암살, 12월28일 다마스쿠스 국제공항 공습으로 11명의 이란 혁명수비대 장교 암살, 1월3일 레바논 베이루트 폭격으로 하마스 고위 인사 제거 작전 등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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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주변국에 대한 공격으로 확전의 우려를 마다않는 것은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리고, 그 지원을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연말 이후 이스라엘에 휴전과 인도적 지원 허용을 놓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양국 사이의 관계가 냉랭해졌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번 이란 영사관 공격 전인 지난 3월25일 바이든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가자 전쟁 휴전 결의안에 기권을 택해 통과를 허용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불리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번번이 부결시켜준 미국으로서는 양국 관계에서 최대 알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스라엘 대한 무기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력이 고조되어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 이후 이란의 보복 위협 앞에 바이든 행정부는 다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임박한 이번 주말에 휴가에서 긴급 복귀해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소셜미디어에 “이란과 이란 대리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우리 공약은 철통같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로서는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잠재우고, 자신에 대한 지원을 다짐하도록 미국 등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권이 이란 영사관 공격을 무단으로 감행한데 대해 속으로는 불만과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오스틴 등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알리지도 않고 독단으로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중동에서 미군에게 위협을 주는 정세 격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사태가 중동 확전으로 가는 최대 관건은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돌리려고 이란에 맞대응할지 여부 및 그 규모이고, 이에 미국이 네타냐후 정권을 억제시킬 수 있을지에 달렸다. 미국으로서는 상징적 차원의 이란 보복 공격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나서겠으나, 네타냐후 정권은 적어도 미국의 발목을 다시 잡는 효과를 볼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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