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18~24일 전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사 813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교사 인식'을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86.3%가 디지털 기기 과몰입 및 과의존 현상 증가를 우려했다. 이어 교육예산 편중으로 인한 공교육 질 저하(45.1%), 성적·개인정보 등 수집된 디지털 정보 유출 및 관리 문제(31.5%) 등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기반 교육이 교육 내용 및 방식 변화와 혁신(46.7%)을 가져오고 학생에 대한 객관적 진단 및 피드백 제공(39.9%), 학생의 학습주도권 및 능동적 학습 역량 성장(30.8%) 등 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디지털 기반 교육의 정책 수립 및 운영, 교사 연수, 예산 배분, 로드맵 재시 등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 관련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현장 교사들은 디지털 인프라 확충, 특별교부금 예산의 배분 및 장기적인 로드맵의 제시,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74.3%의 교사가 디지털 기기 유지, 보수, 관리 어려움을 꼽았다. 학교의 디지털 인프라 부족(45.8%), 교육부의 정책 추진 방식(44.0%)이 뒤를 이었다.
교사노조연맹은 “문제점은 고려하지 않고 코스웨어, AI 등 이름만 그럴듯한 방법을 무분별하게 제시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며 혼란을 가중하는 일”이라며 “교육부가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엄태상 에듀테크스쿨 대표(송북초 교사)는 “디지털 기기의 유지보수나 관리 등과 같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교사들의 수업이 보장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며 “인프라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교육부가 우수 사례를 찾아 교육 현장에서 도움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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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에 대한 올바른 사용법 교육을 통해 과몰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 대표는 “학교에서 쓰는 디지털 기기는 철저히 교사 통제하에 이뤄지고 교육 현장에서도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지도를 한다”며 “설문을 통해 과몰입, 과의존에 대한 설문을 통해 치료가 필요한 학생은 학교 차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조기성 계성초 교사는 “현재 교육부가 만든 로드맵에는 단순히 AI 디지털교과서로 인해 그려질 청사진만 제시하고 있다”며 “단계별로 명확한 정보를 담은 형식으로 청사진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사노조연맹이 설문을 통해 지적한 내용에 대해 조만간 디지털 기반 혁신을 위한 교사 역량 지원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노조연맹에서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 교사들이 디지털 기반 교육 전환에서 겪게 되는 부담이나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부담을 경감하고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방안에 담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찬영 기자 hc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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