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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선거와 투표

[현장] 초박빙 '한강벨트', 투표소 민심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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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 '야당 심판론' 뒤섞여 안갯속

"총선 한창 중 의정갈등…말로만 국민 우선"

"전 정부, 다주택자 낙인…'25만원 지원' 또 실망"

"정치 안 바뀔 것…'언행일치'나 잘들 하시길"

[아이뉴스24 정승필,정태현,라창현 기자] 제22대 총선 본투표가 이뤄지는 10일 휴일 서울 곳곳 투표소 앞은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로 줄지었다. <아이뉴스24>가 서울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벨트(용산·마포·동작 등)' 유권자와 만나 표심을 파악해본 결과, '정권 심판론' '야당 심판론'이 뒤섞여 짙은 안갯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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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일인 10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정승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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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쯤 용산구 이촌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50대 최모씨는 지난 정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종합부동산세로 부담하는 세금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빈부격차 해소 목적이었고 하지만, 당시 다주택자를 낙인 찍듯 했다"며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전국민 25만원 지급 공약을 보고 한 번 더 실망했다. 공짜로 돈을 주는 것보다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나 젊은층에게 기회의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씨와 달리 민주당에 대한 우호적인 주민도 있었다. 70대 이모씨는 경력으로 보면 권영세 후보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 현안을 따지면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게 호감이 더 간다고 했다. 그는 "강 후보는 용산구청에서 오래동안 일한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용산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다"라며 "지난 선거에서 안타깝게 낙선했지만, 주민과의 소통을 계속 해 왔고, 용산만 바라보는 모습에 지지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을 두고 모순이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한강로동에서 거주 중인 3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지난 정권 때도 (여당이) 비슷한 분위기로 몰아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뽑아주면 뭐하나. 우리나라 대표 양당이 맨날 싸우니 될 일도 안되는 것 같다. 저들이 말한 공약이 흐지부지만 안됐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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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 본투표가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시 서교동제1투표소 내부 안내표지판. [사진=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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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을 지역 민심도 마찬가지로 첨예하게 갈렸다. 이날 오전 9시쯤 서교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80대 임모씨는 예전부터 국민의힘을 지지해온 만큼, 투표로 당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고 했다. 그는 "지금 정치권에 바라는 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보좌를 잘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너무 비판만 쏟아내니 안타까울 뿐이다"고 했다.

성산1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50대 정모씨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총선이 한창인데도 의과대학 정원 문제로 의료계와 갈등을 빚는 모습이 한몫했다. 정씨는 "현 정권은 무엇이 우선인지 알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국민 건강·의료가 급선무인데, 말로만 '국민이 먼저’라고만 하지 말고 신중하게 실천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중립적 입장 또한 상당했다. 매 정부 기조에 따라 직종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당보다 정책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20대 직장인 강씨는 "저의 환경이나 비슷한 업종 종사자들에 대한 혜택과 지원 사업 공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지 않나. 정치적인 견해보단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 정책 위주를 보고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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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일인 10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은로초등학교에 마련된 흑석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라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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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 지역구 중 최대 격전지로 지목된 동작구을 민심도 엎치락뒤치락이다. 지난 총선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이수진 의원에게 밀린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총력전에 나섰고, 이를 사수하기 위해 정권심판론을 강경하게 내세우는 류삼영 후보가 그 상대이기 때문이다. 류 후보 또한 정치신인이라 이재명 대표가 7번이나 직접 방문해 지원 사격에 나선 곳이다. 나 후보가 4선 중진 의원 출신인데다 동작을에서만 2선을 해 인지도 측면으로 류 후보보다 높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흑석동제5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박(40대)씨는 자신을 경제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더욱이 지역 경제 발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그는 나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씨는 "나 후보가 동작구 출신이라 상대 후보보다 지역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색깔을 떠나 지역을 위해 일해줄 후보를 택한 것이고, 류 후보는 이 지역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만큼 되는지 그런 의문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권심판론에 대한 민심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은로초 앞에서 만난 20대 유권자 임씨는 "아무래도 정권심판에 무게를 두고 투표했다"며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은 상황에서 이번 총선이 국정 운영에 대해 경고나 조언을 할 수 있는 선거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류 후보가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금 정권심판론이 주된 흐름이다. 오히려 적절한 후보를 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이유로 거대 양당보다 제3지대 정당에 투표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40대 주부 김씨는 "개인적으로 나 후보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민주당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며 "이번 총선 이후 정치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당선인은 언행일치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정태현 기자(jth@inews24.com),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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