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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육둥이 아빠’ 표심은…“결혼·출산 겁먹지 않게 할 후보에 표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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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녀 둔 가수 박지헌 씨 “현금성 지원보다 인식 개선을”
필리핀 출신 이아리안 씨 “귀화 이후 첫 투표···정책 열공”
벤처 CEO 신재청 씨 “정치권, 유행하는 화두에만 신경”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가수 박지헌씨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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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30일부터 4년간 대한민국 입법부를 구성할 국회의원 300명이 10일 선출된다. 유권자 중 사전투표를 마친 1385만명을 제외한 3043만명이 한 표를 행사할 권리를 갖는다. 이 가운데 1700만명 가량이 선거 당일 투표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후보자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도 거짓 선동과 감언이설로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렸다. 하지만 정치가 싫어 기권을 하기엔 한국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당장 저출생·저성장 해소, 미뤄놓은 구조개혁을 비롯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10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 가운데 다자녀 가정, 귀화자,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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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지헌씨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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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둥이 아빠’로 더 유명한 가수 박지헌 씨(46)는 대표적 격전지인 경기 화성을에서 투표한다. 아들 셋, 딸 셋을 둔 아빠답게 박 씨는 “저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해줄 사람에게 표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주요 정당이 제시한 저출산 공약을 꼼꼼히 살펴봤다는 박 씨는 “정부와 정치권 모두 출산·보육 비용을 줄이고 혜택은 늘리는 현금성 지원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면 정작 젊은 사람들은 ‘출산·보육이 얼마나 힘들면 돈을 주겠다는 걸까. 정부 말에 속으면 안 되겠다’며 거부감만 더 갖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초·중·고등학교에서 가정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며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 시스템 교육만 받은 사람은 결혼과 출산보다 혼자 사는 것이 가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사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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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에 사는 이아리안 씨(37)는 대한민국 국민 자격으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한다. 원래 국적이 필리핀이었던 이 씨는 작년 3월 귀화했다. 그는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누가 나라를 운영할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시민으로서 투표를 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어렵게 얻은 참정권인 만큼 한 표를 위한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는 “인물과 정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많다 보니, 남편과 여러 의견을 나누며 투표를 준비했다”며 “내 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줄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유아 영어 독해를 돕는 교육 사업체를 만들어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는 이아리안 씨는 투표권 행사를 위해 총선 전날인 9일 일부러 귀국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 씨가 한국에 처음 온 것은 2010년. 그는 “지금은 남편이 된 한국인 남자친구도 보러 갈 겸 관광차 한국을 처음 찾았다”며 “한국이란 나라가 마음에 들어 그 길로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어학당에 등록해 한국어와 문화를 공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듬해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그는 “한차례 귀화 시험에 낙방도 하며 진정한 한국인이 된 것 같다”며 “투표하고 싶은 마음도 귀화를 결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난임 보조 스타트업 ‘삼신’을 운영하는 신재청 대표(33)는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이 내놓은 벤처기업 육성 공약이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투표할 예정인 그는 “지역구 출마 후보 공약을 살펴봤지만, 스타트업 육성 관련 정책은 없었던 것 같다”며 “스타트업 단지가 분당갑 지역구인 판교 쪽에 몰려있긴 하지만, 스타트업 CEO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정부와 정치권이 그때그때 유행하는 화두에만 집중하는 게 아쉽다”며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에 관한 스타트업 공모전은 엄청 많지만, 저출산 등 다른 중요한 주제의 공모전은 찾기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할 기회도 너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 안에서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지금은 신약 개발 쪽에만 관심이 몰려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헬스케어 산업 규제혁신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산업계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포스코그룹의 첫 여성 CEO를 지낸 이유경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전무)은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지원 논의가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기후위기 관련 공약을 내놓았지만, 정작 탄소배출 저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강·에너지 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이 전무는 “일본·유럽의 경우 탄소중립은 범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지원이 없으면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네 자녀를 둔 ‘워킹맘’이기도 한 이 전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부모 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보니 ‘육아기 재택근무’를 활용한 직원 만족도가 높다”며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적극적인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사와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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