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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선거와 투표

투표장에 ‘캐릭터 만화’ 가져가는 MZ세대…이유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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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유행 ‘이색 투표 인증샷’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달성에 큰몫
애니·야구 인증용지에 기표도장 꾹
“기표소 내 촬영금지 주의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22대 총선 최종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중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색 투표인증샷이 인기를 끌며 투표 열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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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이색 투표 인증샷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등에 기표도장을 찍어 나오는 고전적인 인증 방식은 이제 ‘구식’이다. 20·30대 유권자들 사이에선 캐릭터가 그려진 투표인증용지 도안을 공유하는 것이 유행이다. 이들은 고전만화 캐릭터부터 최신 웹툰 캐릭터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투표인증용지를 활용해 온라인에 이색 투표 인증샷을 속속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가 농구공을 드리블하는 모습에서 공 모양을 비워놓거나, 캐릭터의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을 수 있는 부분을 비워놓은 그림을 투표소에 지참하는 것이다. 투표소에서 기표도장을 찍어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

유명 인기 이모티콘 작가들도 팬들의 요청에 힘입어 투표인증용지 디자인을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김예진 씨(24)는 “좋아하는 캐릭터(망그러진 곰)의 볼에 투표 인증 도장을 찍고 싶어 투표소에 방문했다”며 “그 과정에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생겨 어떤 후보와 정당이 나왔는지 검색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투표인증용지를 공유하며 기표도장이 찍힌 투표인증용지로 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도 생겼다.

스포츠와 연예인 팬들 사이에서도 투표 인증샷 공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예컨대 프로야구 팬들은 ‘기아 ㅜ승’이라고 적힌 인증용지를 공유하고 ‘ㅇ’자리에 기표도장을 찍어 ‘우승’ 글자를 완성하는 인증샷 릴레이를 펼쳤다. 일부 연예인의 팬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카드(두꺼운 코팅사진)를 투표소에 들고 가 연예인 볼에 기표도장을 찍어왔다. 한민지 씨(22)는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포토카드를 들고 투표를 하고 왔다”며 “포토카드를 손상하지 않기 위해 포토카드 위에 테이프를 붙이고 테이프 위에 기표도장을 찍었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당시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손등에 기표도장을 찍지 못하게 되면서 새로운 투표인증 방식의 하나로 별도의 투표인증용지가 등장했다. 이후 2022년 20대 대선, 올해 22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이같은 투표인증 방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투표인증 방식이 투표율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지금과 같은 인증문화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임을 명확히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며 “투표를 즐거운 문화로 승화시키며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임을 되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지참한 투표인증용지에 기표도장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은 현행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투표인증 사진은 반드시 투표소 밖에서 찍게 돼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표소 내에서 투표지를 촬영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기표소 안에서 촬영음이 들렸을 때 오해를 살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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