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찬 스마트사운드 대표가 디지털청진기 '스키퍼'를 들고 설명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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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525억달러(약 205조8750억원) 규모에서 2027년 5088억달러(약 686조8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 솔루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고령화가 각국의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헬스케어 섹터 중에서도 '홈케어'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마트사운드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스마트(디지털) 청진기를 대중화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12년간 스마트 청진기 개발에 매달려온 이 회사는 국내 최초 스마트 청진기 '스키퍼'를 개발한 뒤 자체 기술로 AI를 접목시켜 제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스마트 청진기는 의사들이 목에 걸고 사용하는 아날로그 청진기와 달리 전자기기로 사람의 심장 및 폐 소리, 심장박동수, 호흡수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디지털 청진기를 의미한다.
최근 매일경제가 만난 이만찬 스마트사운드 대표는 "인체 소리 신호야말로 의료의 제일 앞단에서 중요한 의료 정보인데, 데이터화가 안 되는 문제점이 존재했다"면서 "스마트 청진기와 연동된 AI로 질병을 진단·분류하면 가정 등 병원 외 공간 어디에서든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SDS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는 2011년 스마트사운드를 설립하고 AI 청진기 기술 개발에 회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해 왔다. 2024년 현재 스마트 청진기는 디지털 홈케어 시장에서 주목받는 디바이스 중 하나가 됐다. 디지털 청진기가 수집하는 개인별 인체 소리 신호와 문진, 산소포화도, 심전도, 체온 등 건강 정보를 융합하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와 질병 예측 솔루션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사용되는 목걸이형 청진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디지털 청진기가 널리 쓰이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면서 "200년 역사의 청진기가 기여한 가치를 계승하고 미래 200년의 혁신적 가치를 창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사운드가 개발한 스키퍼에는 각종 첨단 기술이 탑재됐다. 마이크를 통해 소리가 들어오면 '소리처리 알고리즘(HSC)' 시스템이 진단에 필요한 심·폐음 외에 각종 소음을 모두 제거하고 컴퓨터 파일 형태로 바꿔 음질 손실 없이 AI 학습에 최적화된 형태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고스란히 전송한다.
스마트사운드는 스키퍼로 수집한 청진 데이터를 분석해 심폐 질환을 판별하는 AI 솔루션 개발에도 성공했다. 청진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을 누구나 진단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이 같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학습과 진단 정확도 향상을 위한 데이터 전처리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폐의 이상 소리와 질병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딥러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사운드는 서울대학교 병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들과 협업으로 임상을 진행해 AI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주요 심장내과와 호흡기내과 전문의들의 자문을 통해 개발한 심장·폐질환 분류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행법상 병에 대한 진단은 의사만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심상 소리 정상 70%, 비정상 30%' 등 방법으로 분석 결과를 표출한다. 이 대표는 "전 세계 사망률 1~4위인 심폐질환의 주요 증상 여부를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AI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해 현재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사운드에 따르면 스키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스마트사운드는 세계 최초로 청진기에 자체 AI 모델이 탑재된 '온디바이스AI 청진기' 개발에도 성공했다. 별도 스마트폰과 모바일 앱 없이 자체 기기만으로 활용이 가능해 일선 의료 현장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반려동물용 청진기 시장도 스마트사운드가 주목하는 '블루오션'이다. 스마트사운드는 반려동물에 특화한 청진기 '위더펫'도 개발했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했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과 협력해 반려동물의 임상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AI로 심장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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