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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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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응급실 여전사 “아이들 살리려 출마했다”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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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인터뷰
‘끝까지 소아의료 현장 지킨 의사’
여러 정당 영입 제안에도 개혁신당 선택
“소아과 여의사 조건보다 생각 존중해”
국회 입성시 응급의료법 등 손질 의지
“정부 직업선택자유 제한 발언 철회해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매일경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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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한 의료활동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 일을 할 수 없게 돼서 정말 힘들었어요.”

비례대표 후보 명단 발표 당시 이준석 대표로부터 ‘끝까지 소아 의료 현장을 지킨 의사’로 소개된 이주영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를 떠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하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에서 약 10년간 소아응급의학과 세부전문의로 근무해왔지만, 결국 지난 2월 1일부로 현장을 떠났다. 지난해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응급 의료진에 대한 형사처벌 부담이 커지자 동료들이 사임하며 팀이 와해됐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이 정치에 입문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역설적으로 소아 의료현장으로 복귀하고 싶기 때문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떠난 후 다른 병원에서도 그를 향한 좋은 제안이 왔지만 그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했고, 여러 정당으로부터도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내가 할 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고사했다. 그런데도 결국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를 선택한 건 망가진 의료 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해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저희 남편도 이런 흐름이 아니었다면 제가 절대 정치를 했을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며 “제가 있어야 되는 곳은 다시 병원”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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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정치권의 구애가 있었지만 개혁신당을 선택한 이유로는 ‘존중’을 꼽았다. 이 위원장은 “타 정당에선 제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사가 필요하고, 여의사면 좋겠고, 필수과면 더 좋겠다는 정도였다”면서 “개혁신당은 제가 가진 조건보다 생각을 존중해줘서 함께 일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들어온 이후에도 합리적이기만 하면 제 생각이 모두 수용하는 분위기를 보고 더욱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정해진 것과 관련해 발표 직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당이 전문 영역에 대한 존중과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에 대한 해결 의지를 선명하게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응급의료법 등 의료 시스템을 망가지게끔 만든 악법들을 정리하는 일을 꼽았다. 그는 “물론 발의하신 분들의 의도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결과 응급의료를 아무도 안 하게 돼버리면 안된다”며 “당장 법을 없애진 못하더라도 시행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손보기만 해도 의료진이 훨씬 용감하게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금은 의료갈등에 대한 사태 수습이 먼저여서 당장 새로운 걸 하기는 어렵겠지만, 봉합이 되고 나면 관심 있던 분야였던 장애아동과 학대 아동 등에 대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싶다”고 전했다. 희망하는 상임위도 보건복지위원회다. 또 이 위원장은 자녀를 셋 키워 기르는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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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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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 이 위원장이 현장을 떠난 지난 2월 1일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그는 “그때도 사실 정말 화가 났다. 1월 31일 근무여서 2월 1일 아침 8시까지 근무하고 응급실에서 마지막 짐을 싸는 중이었는데,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니 생색내기에 불과해 너무 안타까웠다”며 “희망이 있었다면 짐을 싸지 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 ‘이젠 정말 이 일을 못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어 두 배로 슬펐다”고 전했다.

의정갈등을 해소하는 방향과 관련해서도 그는 정부가 의사들의 자부심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전공의들은 이미 대한민국 의료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서 포기한 것이기에 지금 애매한 당근을 제시하는 것은 더욱 자존심을 다치게 하는 일”이라며 “그래도 앞으로 존중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전공의에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며 ‘공익을 위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했던 취지의 발언에 대해 철회가 필요하단 점을 역설했다. 그는 “해당 발언이 살아있는 한, 앞으로 배출될 의사들이 소위 ‘바이탈(필수의료)’과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선 발언을 취소한다는 게 뼈아플 수 있겠지만 몸을 던져서 최대한의 진료를 위해 뛰어드는 의사가 많아지는 사회가 되려면 그런 발언은 거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계에 몸담는 동안 매 순간을 경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치권에 들어오면서 가장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전’이다. 가방을 들어주신다거나 자리를 먼저 안내해주시는 것 등이 저에겐 가장 위험한 일일 수 있다”며 “여기에 절대 익숙해지지 않도록 매일 아침 마음을 다잡고, 주변 분들을 잘 섬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최종 목표는 소아 의료 현장으로 돌아갈 환경을 만드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좋은 정책을 내놓는 저보다 더 좋은 정치인이 나올 것”이라며 “저도 애들이 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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