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관련 종목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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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엿새 남짓 앞두고 이달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시장에 관심이 높아진다. 총선 자체가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여소야대 국면이 지속될 경우 밸류업과 같은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간 진행된 주가상승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상당폭 나오고 있다는 수급측면의 이유도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수혜주로 꼽힌 자동차·금융·지주 등 종목 주가가 지난달 말부터 약세를 보인다. 현대차는 연초 18만~20만원 사이에서 횡보하다 지난달 4일 25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27%에 달한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내리며 이날 22만6000원에 마무리됐다. 신고가와 비교하면 10% 넘게 빠졌다.
기아도 지난달 14일 12만8500원으로, 연초 대비 31%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그러나 상승분을 반납하며 이날 10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지주사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지난달 14일 연초보다 각각 46%, 50% 이상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날 KB금융 종가는 6만9500원, 하나금융지주는 5만8300원으로 52주 최고가 대비 각각 10%씩 떨어졌다.
밸류업 주가하락은 일차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생겨난 매물이 상당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수세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달 말부터 매도 스탠스로 돌아섰다. 이벤트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점도 배경이다. 정부가 지난 2일 추가로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감사인 지정제 적용 면제 등 밸류업 인센티브를 내놨으나 관련 종목 주가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증권가 한편에서는 총선 결과에 따라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질 경우 밸류업 등 정부 정책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에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혜택 확대, 소액주주 권익 보호, 배당절차 개선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밸류업 세제 지원 방안인 배당 세액공제 등도 국회에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21대 국회에서 정부가 발의한 의안 831건 중 344건인 41%가 폐기 수순을 밟았다. 정부 발의안 반영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파악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소야대 국면과 임기 후반부 레임덕이 결합하면 정부의 정책 추진력은 더욱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류업 기대가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서는 여소야대 가능성을 반영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ISA 세제 혜택 확대, 일반주주 보호 강화와 같은 이슈에서는 여야가 대체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주가가 조정되더라도 숨 고르기 일환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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