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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선거와 투표

"보수, 낙담말라" "진보, 안심말라"…오늘 사전투표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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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30일 각각 서울과 인천에서 주말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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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의 사전투표가 5일 시작된다. 이틀간 치러지는 사전 투표는 주권자 권리ㆍ의무 행사의 시작점이다. 선거 운동의 종착점이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지표기도 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처음 시작된 사전투표는 역대 선거에서 20%대의 만만찮은 투표율을 기록해왔다. 또, 본 투표까지 5일밖에 안 남아 이즈음부터 여야 정치권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막판 스퍼트에 나선다. 누가 얼마나 자기편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의 싸움이 시작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명백한 범죄혐의자, 철면피 후보를 찍는다면 그건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밀어내는 선택”이라며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부산 영도구 유세에서 “민주당이 지고 국민의힘이 과반을 하면 나라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라며 “투표를 포기하는 쪽이 지고, 투표하는 쪽은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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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가운데)이 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국민의힘 이수정 수원정(왼쪽), 홍윤호 수원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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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열기도 달아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한국갤럽이 전국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3월 31일~4월 1일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유ㆍ무선전화면접)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78.9%였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조사(79.0%)와 비슷했다. 지난 총선의 사전투표율(26.69%)과 전체투표율(66.2%)은 2000년 이후 치러진 총선 중 가장 높았다. 이번 총선 투표율도 그에 준하거나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형세였던 국민의힘은 보수층 독려에 집중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에 소극적인 보수층을 향한 메시지다. 그는 서울 동대문구 유세에선 “총선 여론조사가 맞는 경우는 잘 없다”며 “여론조사가 공표되지 않는 ‘깜깜이’ 기간 중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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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여당은 보수층이 지레 열세라고 판단해 투표를 포기하는 소위 ‘낙담 보수’가 속출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낙담보수는 여론조사에는 응하지 않지만, 실제 투표장에는 나서는 숨은 표를 일컫는 ‘샤이(shy)보수’와 다르다. 여권 관계자는 “낙담보수는 정부ㆍ여당에 대한 실망감에 패배감까지 더해져 투표를 포기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판세가 열세에서 박빙으로 바뀌었다고 거듭 언급하는 이유다.

홍석준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우세지역이 82곳보다 좀 더 많아졌고 경합지역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양석 선대위 부위원장도 “전국 55곳에서 3~4%포인트 이내로 이기거나 지고 있다”며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 저지선마저 뚫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승리를 예상하는 ‘안심 진보’를 향한 경계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산 영도구 유세에서 “앞으로 국민의힘이 열세라는 해괴한 여론조사가 나올 텐데 완전히 외면하시라”며 “며칠 앞두고 여론이 확 움직이는 경우는 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나라 운명이 갈리지 않았느냐”라고 강조했다. 박빙 승부였던 20대 대선 결과를 상기시키며 안심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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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4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일대에서 이선호 민주당 울주군 후보(오른쪽)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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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까지 야권에서 나왔던 ‘200석 개헌선 확보설’도 이제는 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개헌선 확보를 앞서 언급한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는 전날 BBS라디오에서 “더 치열하게 해야 151석 과반을 얻을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당 결집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경합지가 전국 50여석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최근 응답률이 낮은 일부 조사는 야당 지지자가 표본에 과다표집 돼 민주당이 우세하게 나타났을 수 있다”며 “보수가 막판 결집할 가능성이 커 양측이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성·전민구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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