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에서 첫 투표를 앞둔 김찬씨(19). 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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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나로 청소년인권행동 활동가인 김찬씨(19)는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됐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둔 그는 이번 선거가 그가 만난 비정규직, 청소년, 소수자가 정치에서 소외받지 않을 기회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또래 청년 노동자,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 장애인과 성소수자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국민들이 투표하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4일 통화에서 첫 투표를 앞둔 심경을 묻자 “올해 주어진 참정권이 반갑기도,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2년 전 대선 때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막상 투표를 하게 되니 책임감도 적지 않게 느낀다는 것이다. 김씨는 “여전히 청소년은 투표할 수 없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느낀다”며 “참정권이 생기길 기다려온 건 사실이지만 올해는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투표권이 생겨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동안 봐온 정치권의 모습에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소외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청소 노동자, 공장 노동자로 평생을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에서 쉴 틈 없이 일했던 할머니를 보며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피부로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여당은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는 노동조합법 2조 개정에 반대했고, 야당은 180석을 가지고도 비정규직 문제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도 노동을 할 나이가 됐는데 노동 약자에게 무관심한 사회에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21대 국회가 청소년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학생의 기본권을 명시한 학생인권법이 2021년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성소수자, 청소년, 장애인들이 바라온 차별금지법도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22대 국회가 “말로만 ‘민생’을 외치지 말고, 현장에서 국민을 직접 만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간담회 자리만 참석할게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당사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싸우는지 현장에서 직접 느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보도자료나 기사만 보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불법·폭력이라 비난하지 말고 노동자들의 고통을 직접 보고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22대 총선은 투표율이 90%가 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는 국민이 정치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라며 “국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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