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복수의 외교관 인용보도…3일 나토 외교장관 회의 의제로
사무총장 "정치적 풍파 예방"…'동맹 협박' 트럼프 리스크 염두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 전경. 2018.04.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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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최대 134조원짜리 우크라이나 지원 펀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외교관 5명을 인용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오는 3~4일 브뤼셀 본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펀드를 조성해 향후 5년간 최대 1000억 달러(약 134조원)를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회원국들에 "정치적 변화의 바람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지난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콘웨이 유세에선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부르며 지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는 대목에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의 침공을 독려하겠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의한 60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은 발의 4개월 만인 지난 2월 미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세력의 반대로 현재 미 하원에 계류 중이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독자 지원 펀드를 확충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의 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는 방안도 이번 외교장관 회담 의제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UDCG는 미국과 나토 회원국,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그간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려면 UDCG 합의를 거쳐야 했다.
이와 관련해 나토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32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서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겠지만 오는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이후에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외교장관 회의는 나토 창설 75주년을 기념하고 워싱턴 정상회의 의제를 조율하려는 목적에서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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