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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美 증시, 조정 시작됐나…"매수도, 매도도 말고 지켜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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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간판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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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2일(현지시간) 또 다시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간 쉬지 않고 달려온 미국 증시가 드디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 주목된다.

이날 S&P500지수는 0.7% 떨어져 거의 한달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에서는 하락한 종목이 상승한 종목보다 3배 더 많았다. 또 상승 마감한 섹터는 에너지와 유틸리티 2개뿐이었다.

증시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7% 급등한 14.61로 지난 3월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하락의 원인은 국채수익률

이날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올들어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멈춘 가운데 전날 미국 제조업 지수가 확장세로 전환하는 등 경제가 강세를 보이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점 꺾이며 국채수익률이 상승한 것이었다.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39%까지 올랐다가 4.373%로 내려왔다. 하지만 4.373%도 올들어 최고치다.

최근 채권시장도 변동성이 커지며 금리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VIX라고 할 수 있는 메릴린치 옵션 변동성 추정치(MOVE) 지수는 전날 9% 급등해 지난 1월2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시는 금리 변동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22V 리서치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의 MOVE를 보면 VIX도 쉽게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VIX가 올라가면 증시는 하락한다.


조정 시작돼도 놀랍지 않다

시트리니 리서치의 제임스 반 질렌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SPDR S&P500 ETF(SPY)가 "지난 6개월간 4+의 샤프 비율(변동성 대비 수익률)"로 변동성이 거의 없는 가운데 놀랄만한 수익률을 올리며 믿기 어려울 정도의 호조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증시 약세론자는 아니지만 이런 상태는 상대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S&P500지수가 최근의 고점에서 자연스러운 조정을 받아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조정은 고점 대비 10% 이상의 하락을 말한다. 하락률이 20%를 넘어가면 침체라고 한다.

배런스는 지금 조정이 시작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대부분의 경우 한 해에 한 번은 조정이 있었다.

게다가 S&P500지수는 지난 10월 말 저점 이후 26%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12개월간 순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수익비율(PER)도 21배로 높아졌다. 다음주 말부터 시작되는 어닝 시즌에서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오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만큼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금리 인하 서두르지 않는다는 연준

최근 며칠간 증시를 억누른 악재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를 시장이 기대하는 3번보다 더 적게 인하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29일 경제지표를 들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를 너무 일찍 인하하는 것도 실제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연준이 제시한) 3회의 금리 인하는 전망일 뿐 약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시장이 기대하는 오는 6월 금리 인하에 대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러려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리적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적 지표도 모멘텀 상실

최근 증시의 기술적 지표들도 불안한 양상이다. 배런스는 S&P500지수가 현재 20일 이동평균선인 5178 가까이 하락했는데 이는 증시가 모멘텀을 잃고 있으며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수석 시장 기술적 분석가인 크레이그 존슨은 "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질 때는 크게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적 지표들은 S&P500지수가 향후 몇 주일 혹은 몇 달간 5~10% 하락/조정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배런스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주식을 지금 더 사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보유하고 있으라고 권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기업 이익은 늘고 있으며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증시는 장기 상승세를 재개하기 전에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퍼 샌들러의 존슨은 "현재의 증시 하락과 조정은 중기적으로 상승 채널 안에서 진행되는 건전한 신호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배런스는 현재 증시는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할 때가 아니라 다시 매수 시기가 올 때를 기다리며 현재 포지션을 유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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