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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윤 대통령, 독불장군식 야당 행태” “조국·이재명 같은 범죄자 설쳐 나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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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핫플을 가다] ⑨충남 공주·부여·청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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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 공주문예회관 앞에서 팻말을 목에 걸고 나란히 서있다. 정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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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형, 이게 뭐하는 짓이여. 무슨 모자를 쓰고.”(박수현) “아니 이거라도 해야 이기지, 어떡해.”(정진석)

지난달 29일 충남 공주문예회관 앞에서는 22대 총선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 출마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 간에 웃음 섞인 대화가 오갔다. 2016년·2020년 총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맞대결인 만큼 둘은 서로를 잘 안다. 정 후보가 기자에게 “우리는 사이가 좋아”라고 하자 박 후보는 “그거는 내가 형한테 잘하기 때문에 그런 거야”라고 했다. 박 후보가 “형, (국회의원 임기를) 2년씩 나눠서 할까”라고 농담을 건네자 정 후보는 “나눠서 하자 나눠서”라고 웃으며 대꾸했다.

두 후보 간 사적인 친밀함과는 별개로 이 지역 표심은 매번 팽팽했다. 20대 총선에선 3.17%포인트 차로, 21대에선 2.22%포인트 차로 정 후보가 승리했다. 두 선거 모두 부여·청양을 합한 인구보다 많은 공주에선 박 후보가 이겼지만, 보수세가 더 강한 부여와 청양에선 정 후보가 승리했다. 박 후보는 공주 단독 선거구였던 19대 때만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총선 역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 땐 박 후보가 근소하게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많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였다. 충청은 여론조사를 통해 표심을 파악하기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두 후보는 모두 승리를 자신했다. 박 후보는 “(지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고, 정 후보에 대한 피로감도 크다”고 밝혔다. 공주가 윤 대통령 부친인 고 윤기중 교수의 고향이란 점과 정 후보의 아버지(정석모 전 의원)를 합해 부자가 공주에서 8선을 한 사실을 짚은 것이다. 정 후보는 “내 피부로 느끼는 게 (이번이 분위기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정권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우세한 지역 민심을 지적한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간 이 지역에 머물며 느낀 표심에는 심판론과 인물론, 세대 차이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듯 보였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여당 심판과 새 일꾼이 필요하다고 했고, 정 후보 지지자들은 이(이재명)·조(조국) 심판과 큰 인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050은 야당, 60대 이상은 여당 지지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2030은 선거 자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박 후보 지지자 중 상당수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뽑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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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31일 충남 청양 정산시장에서 유권자와 악수하고 있다. 박수현 후보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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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시외버스터미널 근처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46)는 박 후보를 뽑을 생각이다. 이씨는 “윤석열 정부는 민생, 경제, 외교 모두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위성정당은 꼼수라 싫어서 (비례 투표는) 조국혁신당도 고민 중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더불어민주연합을 뽑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주 신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호씨(53)는 “정 후보가 5선(비례대표 포함)을 했지만 인구는 세종 등으로 유출되고 지역경제는 다 죽었다”며 “(국민의힘이) 국회를 세종으로 완전 이전한다는데 공주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꽃피는 봄이 오면 충청중심시대가 열립니다’라고 강조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씨는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한 사실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서민들 어려움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뭔가 부지런히 하려고 하는 박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민심을 반영해 박 후보는 ‘선수교체, 일할 사람’을 구호로 내세웠다.

청양에서 농사를 짓는 윤모씨(63)는 “대통령이라면 야당과 대화도 나누고 협치를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독불장군식으로 꼭 야당이 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 같다”며 “여전히 청양은 여당이 우세한 것 같긴 하지만, 이번엔 박 후보가 해볼 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윤씨는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뽑겠다고 했는데, 각각 “가장 선명해서” “조국 대표가 검찰 개혁하려다가 완전히 가족이 파탄나서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가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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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30일 충남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열린 백제새마을금고 총회에서 유권자와 악수하고 있다. 정진석 후보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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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주산성시장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A씨(64)는 국민의힘 열성 지지자다. 그는 “문재인·이재명·조국은 다 징역 보내야 한다”며 “(야당은) 무조건 대통령 탄핵시킨다고 하는데, (여당이) 국회의원 수가 적으니 저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문재인 정부 때 돈을 마구 풀면서 나라 빚이 급증했다”며 “후손들을 생각해서 나라 살림을 잘 해야 한다. 쟤들 계속 두면 나라 끝장 난다”고 했다.

부여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상점 주인 이모씨(68)는 선거마다 다른 정당을 지지해왔다. 이씨는 이번엔 정 후보를 뽑을 생각이다. 그는 “조국·이재명 같은 범죄자들이 앞에 나와 설쳐가지고 나라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라며 “이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박 후보와 정 후보를 번갈아 뽑았다는 이씨는 “개인만 보면 박수현이 더 좋다”면서도 “지금 박수현을 뽑으면 이재명을 살려주는 게 된다. 그래서 못 뽑겠다”고 했다.

지난 28일 부여 계백관 앞 정 후보 유세장 앞을 지나던 70대 B씨는 “우리 집은 무조건 정진석”이라며 “이 지역에서 큰 인물이 나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여론을 잘 아는 정 후보는 ‘큰 일꾼 큰 발전’ ‘내게 힘이 되는 정진석’을 강조하면서 “이번에 당선되면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대와 30대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다. 공주에서 청년층이 가장 많은 공주대 앞 신관동에서 마주친 대학생 C씨(22)는 “시간이 없어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딱히 지지하는 당도 없다”고 말했다. 부여에서 만난 D씨(34)는 “투표는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어 후보들을 자세히 모른다”고 했다. 박 후보 측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2030의 투표 참여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고 보고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 활동을 강화했다.

박 후보는 남은 기간 대규모 유세를 최소화하고 지역 곳곳을 직접 훑는 저인망식 선거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박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강하게 하는 것만이 민생을 구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선 당선이 필요하단 점을 집중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정 후보는 “윤 대통령과 정진석은 공동 운명체”라며 “이재명과 손잡고 탄핵 대열에 앞장설 후보를 뽑을 것인가, 집권 여당의 튼튼한 대들보 역할을 하면서 지역 발전과 대한민국 전진을 이끌 후보를 뽑을 것인가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공주 |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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