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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편의점·마트 ‘밀가루 가격 인하’ 동참…빵·라면값은 “글쎄” [푸드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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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안정세에 소비자밀가루 가격 ↓

“밀가루 내렸다고 가격 내리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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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밀가루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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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박병국 기자] 국제 곡물가격 하락으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소비자용(B2C) 밀가루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편의점을 시작으로 유통업체들도 순차적으로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식품기업이 사용하는 B2B(기업간 거래) 밀가루 가격 인하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라면을 비롯한 주요 가공식품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한 CJ제일제당 결정에 따라 편의점GS와 CU에서는 이날부터 내린 가격을 적용한다. GS25와 CU는 CJ중력밀가루 1㎏ 2600원을 2500원으로, 2.5㎏ 5100원을 4900원으로 낮춘다. 세븐일레븐은 3일부터 CJ 백설다목적밀가루 1㎏ 26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한다.

대형마트도 이런 추세에 합류했다. 이마트는 지난 29일부터 CJ제일제당 중력밀가루 1㎏을 1900원에서 1840원으로 낮췄다. 이마트는 물가 안정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1710원까지 행사가로 제공했다.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1㎏ 밀가루는 이날부터 1840원에서 1790원으로 인하했다.

홈플러스 또한 이날부터 3개 업체 총 6품목의 밀가루 가격을 평균 4.4% 낮춘다. 대표적으로 삼양사 큐원 중력분 3㎏는 5190원에서 4650원으로, CJ 중력분 2.5㎏는 4600원에서 4420원으로 가격을 인하한다.

앞서 정부는 국제 곡물가 하락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2월 곡물 가격 지수는 113.8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 대비 33.1% 떨어졌다. 팜유, 대두유 등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251.8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2월 120.9로 급감한 상태이다.

지난 29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경기 평택시 오뚜기 포승공장을 찾아간 이후 오뚜기는 식용유 제품 가격을 4월에 평균 5% 내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라면 등 타 식품업체는 정부의 가격 인하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열린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동원 회장은 “밀가루 한 품목만으로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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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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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단행한 가격 인하가 이미 부담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해 6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방송에 출연해 ‘라면값 저격’ 발언을 한 이후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은 잇달아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식품업체들은 밀가루 가격 인하와 관련해 기업의 주력 품목과 사업에 따라 인하 여력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라면 업체의 경우 원재료 가운데 밀가루 비중은 20~30%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으로 내수 쪽 영업이익이 악화됐다”며 “해외 사업으로 잘 버티는 회사도 있지만, 영업이익이 1~2% 대로 버티는 업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에너지 비용,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여전한데 2년 연속 가격을 내리는 어렵다”면서 “작년에 가격 내린 품목을 자세히 보면 대표 제품이 빠지거나 일부 품목만 내리는 등 ‘보여주기식’ 가격 인하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리 등 빵값 인하도 미지수다.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 또한 현재 별도의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파리크라상의 2022년 기준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에도 0%대 영업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SPC 관계자는 “각종 에너지 비용과 세금, 상하수도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오르기만 한다”면서 “갈수록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밀가루 사용 비중이 높은 면 전문점의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면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현재 B2C 가격 부분만 결정됐고, 가격 인하에는 물류·인건비 등 제반 비용 검토가 필요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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