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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애플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혁신 느림보 조롱에 빅테크 경쟁도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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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이패드 연기 끝에 18개월만에 출시, 최장 공백기
애플카·디스플레이 개발 포기…AI 경쟁서도 소외돼


매일경제

울시내 애플스토어 스케치. 2024.3.22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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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폐쇄적 생태계’ 운영으로 인해 반독점 위반 소송을 당한 가운데 신제품 출시 속도마저 늦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타사 기기와 호환을 제한하는 식으로, 소위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에 치중하면서 그동안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혁신’이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의 신모델이 5월에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아이패드 역사상 가장 긴 18개월의 공백을 거쳐 나온 신 모델이다. 당초 애플은 이달말이나 내달초에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출시가 늦춰지는데도 신형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프로 모델에 아이패드 최초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사용될 예정이다. 에어 모델은 화면이 커진 12.9인치 제품이 나오는 것이 그나마 달라진 점이다.

사실 아이패드는 애플 제품군 중에서도 최근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 1분기 아이패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7% 급감했을 정도다. 혁신의 부재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아이폰에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하기 위해 경쟁사인 구글 제미나이와 오픈AI의 챗GPT와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애플 혁신역량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애플은 2011년 AI비서 시리를 먼저 공개할 만큼 AI 개발에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챗GPT가 등장하고 생성형AI가 부상하는데도 대응이 늦었다. 지난해 말이나 되서야 본격적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로젠블랫 증권의 바튼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은 파괴적인 혁신을 유산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인데 지금은 그 혁신이 잠잠해진 상태”라면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도 인상적인 출발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10년간 준비해온 애플카 무산도 애플 혁신속도가 느려진 모습을 보여준다. 애플은 매년 10억달러를 투자해, 10년 동안 5개의 신차 디자인을 개발하고, 100만 마일 이상의 자율주행시험까지 마쳤다. 하지만 제품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를 접었다.

트럭스 벤처캐피털 파트너인 레일리 브레넌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애플카 실패에 대해 “정말 똑똑한 사람이 많고 예산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이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7년부터 준비해온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도 최근 중단했다. 지난해는 퀄컴의 통신모뎀칩을 자체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에 실패해 퀄컴 칩을 3년 더 쓰기로 결정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16개주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지난 21일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 이에 아이폰 고객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연방법원에 최소 3건의 집단소송을 지난 22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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