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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GTX시대 개막] ①내일 수서~동탄 GTX-A 개통... “주택시장 분산, 상권은 집중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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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일부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반나절 생활권 시대’가 도래했다. GTX 개통은 우리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까. 또 부동산 및 건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3회에 걸쳐 분석했다. <편집자주>

경기도 화성시 동탄센트럴자이에 거주하는 김모씨(42)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아침 7시30분 문밖을 나섰다. 10분 뒤 상록·테크노밸리·GS자이 버스정류장에 도착, 광역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강남구 신논현역·금강빌딩 정류장에 하차한 시간은 8시 25분.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 도로 중앙차로에 위치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버스정류장에서 1100번 버스로 옮겨탔다. 두 개의 정거장을 지나 역삼역·포스코타워역삼에서 내린 뒤 회사까지 걷는 데 12분이 추가로 소요됐다. 결국 역삼동 회사까지 걸린 시간은 총 1시간 2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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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역 인근 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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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개통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김씨가 단지 앞에서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가는데 10분, 버스 타고 동탄역 GTX 승강장까지 가는데 12분, 열차 탑승 후 2정거장인 수서역에 내리는 데 19분이 소요된다. 지하철 수인분당선(급행)으로 갈아타 6개 역을 이동하는 데 12분,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한 정거장 지나 2호선 역삼역에 내려 회사까지 걷는 데 10분으로 총 55분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보다 대략 30분이 단축되는 셈이다. 그는 “개통 직후엔 사람이 몰릴 것 같아 타지 않고 일단 분위기 좀 보려고 한다”며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면 피로감도 줄고 저녁 이후의 삶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GTX의 첫 번째 노선인 A노선이 오는 30일부터 수서~동탄(34.9㎞)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GTX-A 개통으로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가 수도권 외곽까지 분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상권은 오히려 서울 도심으로 더욱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구도심 경기가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GTX는 2009년 경기도가 당시 국토해양부에 국가철도망 건설사업에 반영할 것을 건의하면서 추진됐다. 수도권 교통 혼잡도를 줄이고 장거리 통근을 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A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역부터 화성 동탄역까지 총 연장 85.5㎞, 11개 정거장을 지난다. 민간투자(민자) 구간인 파주~삼성(46.0㎞),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구간인 삼성~동탄(39.5㎞)으로 나뉜다.

이 중 공사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수서~동탄 구역이다. 오는 30일(내일) 개통한다. 수서역, 성남역, 동탄역 총 3개역에 정차한다. 다만 성남~동탄역 사이에 있는 구성역은 공사 지연으로 일단 무정차 통과하고, 오는 6월부터 정차할 예정이다. 나머지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GTX-A 운정~동탄 전체 구간 운행은 오는 2028년 이뤄질 전망이다.

수서~동탄 구역 이용시 19분 만에 이용이 가능하다. 기본 요금은 3200원이며 10㎞ 초과 시 5㎞마다 250원이 추가된다. 수서에서 성남까지 3450원, 동탄까지는 4450원의 요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배차 간격은 출근 시간(오전 6시 30분~9시)의 경우 17분이고, 평상시엔 20분이다.

수도권 동쪽과 남쪽을 일자로 가로지르는 GTX-C노선도 오는 2028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기 양주에서 서울 청량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까지 이어지는 86.46㎞ 노선이다.

수도권 서남과 동북을 잇는 GTX-B노선도 오는 2030년 개통 목표로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인천 연수구 인천대입구에서 경기 남양주 마석역까지 이어지는 82.8㎞ 길이의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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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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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철도의 2배 이상 빠르게 달리는 GTX는 경기 외곽에서 서울 중심부로 이동하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전망이다. 특히 A·B·C노선과 해당 노선의 연장선은 D·E·F와 달리, 교통 전문가들 사이에서 ‘합리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존에 물리적 거리가 멀어 서울 중심으로 이동하는 데 시간을 많이 허비했던 시민들의 고충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연장선도 기존에 깔려있는 철로에 역사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비용적 측면에서도 합리적이고 이용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GTX-A·B·C가 가져올 변화로 주택시장 분산 효과를 꼽는다. 서울과의 접근성만 좋다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 외곽에 집을 얻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GTX 역사 주변 아파트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지역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수요가 많고 개발 호재가 있는 동탄, 용인 등은 아파트값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거시설이 밀집돼 있는 운정, 일산 등은 GTX 호재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 인근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2㎡는 22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직전 거래가(21억원) 보다 1억원 오른 가격이다. 반면 GTX-A 노선 통과의 직접적 수혜를 보는 킨텍스역(예정) 주변인 힐스테이트일산의 경우, 호가는 올랐지만 거래 문의가 뜸하다.

철도 설계 및 교통망 전문가인 표찬 싸부원 대표는 “파주 운정역이나 고양 일산역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조금 오를 수는 있다”면서도 “첨단자족도시를 목표로 하는 플랫폼시티 개발사업이 계획된 용인과 삼성전자나노시티 화성캠퍼스를 갖춘 동탄처럼 일자리 수요가 많은 곳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TX 호재’는 상권의 수도권 집중화라는 이면도 갖고 있다. 서울의 상권 이용이 더욱 쉬워지면서 기존 지역 구도심을 이용하는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역균형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접근성이 좋아지면 신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사람들이 강남 소비생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GTX A·B·C가 모두 개통되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강남 상권은 더욱 발달하지만, 그만큼 GTX역과 거리가 있는 지역 구도심 상권은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TX 신설과 함께 각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신도시를 개발할 때 교통뿐 아니라 병원, 학교, 상업시설 등을 짓는 것은 소홀히 하고 아파트만 많이 지으면서 베드타운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랐다”며 “GTX는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목적에서 보면 분명히 효과적이지만, 정부가 각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도 함께 추진해야 지역 경기 침체를 막고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 기자(jy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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