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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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비롯해 6개국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의 본회의 격인 '방산협력 관계부처 기관장 –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가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렸다. 이번 공관장 회의는 다음 주까지 계속될 예정으로, 사실상 이 대사가 총선 무렵까지 국내에 체류할 전망이다.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회의에 참여하는 재외공관장들의 임무에 불필요하게 지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회의는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됐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과 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했다. 이 대사가 지난 21일 귀국한 지 1주일 만에 열리는 것으로, 전체 회의 일정이 시작된 지난 25일 기준으로는 나흘 뒤에야 본회의가 열린 셈이다.
회의 시작 10분 전쯤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이 대사는 국내 체류 예정 기간이나 기자회견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가 끝난 뒤인 오후 5시쯤에도 이 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청사를 떠났다.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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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회의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회의는 글로벌 방산시장 현황과 방산 수출 관련 정책 과제들을 중심으로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며 "참석자들은 각국 방산 시장 현황, 방산 기업들의 기회 요인과 수출·수주 여건, 정책적 지원 방안과 향후 방산협력 파트너십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집중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지 생산 파트너십 활용 방안 관련 세번째 세션에서 이 대사가 재임하는 호주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현재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 시에서 AS-21(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례가 소개됐다"며 "현지 생산이 검토되고 있는 여타국과의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 발전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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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외교부 설명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다음주까지 약 2주 간 진행된다. 당초 예상됐던 한 주보다 길다. 외교부는 이날 "오늘 회의 이후에도 6개국 공관장들은 남은 일정 동안 방산 수출 유관 기관, 방산 기업들과의 만남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오는 1일에서 3일까지는 우리 방산 기업들의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과정과 제품들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현장 토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개국 공관장들은 오는 28일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을 방문해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금융지원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 회의와 관련해선 총선을 앞두고 이 대사의 조기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 대사가 호주에 부임한지 11일만에 본국으로 돌아와 복귀 일정도 특정하지 않고 체류하는 건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사와 더불어 나머지 5개 공관장도 함께 현지를 비우게 되면서 발생할 업무 차질도 우려됐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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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각 공관 차석이 대사대리 체제를 운영하며 기본적인 공관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며 "(국내로) 출장 온 공관장들도 수시로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지시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대사의 귀국이 방산 현안과 관련해 꼭 필요한 공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날에도 외교부와 방위사업청에서 각각 6개국 공관장의 방산 관련 활동을 상세히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이 대사는 지난 22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 "지난해 말 우리 기업의 호주 보병 전투차량 사업수주(24억 달러) 등 한·호주 간 방산협력 동향과 호주의 관련 정책에 대해 설명했고, 조 장관은 올해 개최될 한·호주 외교·국방장관(2+2)회담 등을 활용해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초에 지휘 관계가 명확한 관계인 외교부 장관의 부처 소속 재외공관장 면담을 구체적 보도자료를 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 오히려 뒷말이 나왔다. 방위사업청 역시 석종건 청장이 25∼26일 이 대사를 비롯한 주요 방산협력 공관장들과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개별 회의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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