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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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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돌격대인가”…국회의원 후보가 전국 돌며 ‘이주노동자 불법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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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구 북갑 박진재 자유통일당 후보가 전국의 공단, 농촌 등을 돌며 무작위로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해 논란이다. 박 후보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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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참하다. 독일 히틀러 집권기 나치 돌격대가 떠오른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나.”(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



전국의 공단과 농촌 지역을 돌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한 극우정당 국회의원 후보자의 행태가 충격을 던지고 있다. 나치 정권 시절 독일인들의 혐오정서에 편승해 ‘유대인 사냥’에 앞장서던 ‘돌격대’를 연상시킨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북부경찰서 등은 최근 “민간인인 대구 북갑 박진재 자유통일당 후보가 이주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체포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자유통일당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극우 정당이다. 박 후보는 경북대학교 서문 앞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이민청 설립 반대 등을 공약하며 이곳에 출마했다.



박 후보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그가 소속된 자국민보호연대 쪽이 대구, 대전, 경북 경주, 전남 장흥, 충북 음성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이주노동자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장면이 올라와 있다. 공단 밀집 지역이나 농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다니는 공장, 집 등을 다니며 무작위로 붙잡아 무면허 운전 등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는 식이다. 도망치려는 이주노동자들을 억류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동원되기도 한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이주노동자의 신분증을 확인하도록 한 뒤, 비자가 없으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행태다.



‘불법체포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경찰의 주의에도 박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영상을 보면, 출동한 경찰관이 “무슨 권한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함부로 잡아 몇십분을 붙들고 있나. 외국인은 인권도 없느냐. 당신은 불법체포죄, 감금죄가 될 수 있다”고 하자, 오히려 박 후보는 “법을 어긴 사람을 붙잡았는데, 왜 경찰이 일을 안 하느냐”고 큰소리친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달 박 후보를 불법체포죄, 감금죄, 폭행죄 등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데 이어 지난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경찰청을 상대로도 진정을 제기했다. 이 단체의 서창호 집행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후보의 만행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찰이 박 후보가 불법적으로 저지르는 다양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만 연행해 가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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