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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 속 지방 증가시켜…자녀 비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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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가운데) 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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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1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 성분을 바꾼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8일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이 모유의 지방 성분을 바꾸고, 이로 인해 다음 세대에서 비정상적 체중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 등에서 유래하는 크기 5㎜ 이하 미세플라스틱은,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각종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0.001㎜ 이하 초미세플라스틱이 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관찰이나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다용 박사 연구팀은 임신-수유기인 실험용 쥐 모체(어미 쥐)에게 포장재, 식기 등의 재료로 쓰이는 폴리스타이렌(PS)과 폴리프로필렌(PP)을 먹게한 뒤 이 어미 쥐들에게서 태어난 생쥐를 관찰했다. 생쥐들은 성장호르몬 분비량이나 음식 섭취량이 늘지 않았는데도 생후 1주차와 3주차에 몸무게가 증가했다. 생쥐들은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현저히 늘었고, 혈중 콜레스테롤 양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해당 모체의 모유에서 ‘지질(지방질) 대사체’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는데, 특히 비만과 연관이 높은 지질종(리소포스파티딜콜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유를 섭취한 생쥐의 혈액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생쥐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과 생태계를 조사했을 때, 비만 억제 효과가 알려진 균종들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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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체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자손의 체중 증가를 유도하는 과정.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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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의 자손들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후 1주와 3주에 체중, 체지방,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했다. PS와 PP는 각각 폴리스타이렌, 폴리프로필렌을 섭취한 모체에게서 태어난 자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는 이 박사가 2021년 발표한 ‘미세플라스틱의 세대 전이 및 이에 따른 자손의 뇌 발달 이상 규명을 위한 연구’의 후속 연구다. 이 박사는 해당 연구 과정 중 “자손 개체들의 계속적인 체중 증가 양상이 확인돼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며 “향후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마련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4일 환경 분야 주요 학술저널인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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