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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지옥철 두 대 보냈다"…서울버스 파업에 따릉이마저 대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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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등 주요 역사 혼잡 극심…"하마터면 지각할 뻔" 출근 전쟁

"반대쪽 노선 타세요" 안전요원도 속수무책

뉴스1

서울 시내버스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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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이기범 김민수 임윤지 기자 = "아침 7시 40분에 지하철을 탔는데 버스 파업 영향으로 평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서 지하철을 못 탈 정도였어요."

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을 시작한 28일 오전, 직장인 고 모 씨(36·남)는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며 혼란스러웠던 출근길을 다시 떠올렸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로 출근한다는 고 씨는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 뒤에 섰던 사람들은 지하철을 아예 못 탔다"며 "이미 승객들이 꽉 찬 상태로 열차가 들어오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12년 만의 서울 버스 파업으로 시민들이 지하철로 발길을 돌리면서 주요 역사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평소에도 인파가 많았던 지하철역은 배로 늘어난 승객들로 인해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은 물밀듯이 들어오는 시민들로 인해 입구가 장사진이었다. 빠듯한 출근 시간에 손목시계를 보면서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보통 한 줄로 서서 내려오던 에스컬레이터에 시민들은 모두 두 줄로 꽉 차게 서서 이동했다.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역 밖으로까지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역 안으로 들어가던 한 청년 남성은 전화 통화를 하며 "나 파업하는 거 몰랐잖아. 일단 지하철로 뛰어가는 중인데 미쳤네 오늘"이라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서울역도 승강장으로 이어진 계단에서부터 이미 만원이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들은 연거푸 빨간색 안전봉으로 인파를 통제했다.

70대 안전요원은 "서울역은 평소에도 붐비는 곳인데 오늘 체감상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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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가 전면 파업을 벌인 28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 모습. 2024.3.28/ ⓒ News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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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역에서부터 출근 중이라는 김 모 씨(60·여)는 "이른 아침 시간에도 평소보다 지하철에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며 "파업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승강장에 열차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낀 몸을 애써 빼내며 힘겹게 탑승했다. 어떻게든 껴 타기 위해 밀려드는 인파에 많은 승객들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시청역으로 출근 중인 직장인 양 모 씨(29·남)는 "이렇게 인파가 많은 것은 몇 년 만에 보는지 모르겠다"며 "어제 회사에서도 부장이 '파업 때문에 출근 시간 여유롭게 하겠지만 다들 조금씩 일찍 출발하라'고 해서 오늘은 30분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덜 마른 머리로 급하게 지하철에서 내린 A 씨(36·여)는 "친구들이 파업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10분 정도 서둘렀다"며 "배차가 많아졌는데도 열차가 가득 찼는데 이러면 퇴근길은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충청 당진에서 서울로 출장을 왔다는 김 모 씨(26·여)는 "아침에 KTX를 타고 오면서 파업 소식을 들었다"며 "버스 타면 한 번에 30분이면 가는 거리를 돌고 돌아가는 중인데 늦을까 봐 조마조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캐리어까지 끌고 왔는데 앞에 열차 두 대는 못 타고 보냈다. 구두를 신고 와서 발이 너무 아프다"고 울상을 지었다.

2량만 운행하는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에서도 역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좁은 입구가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찼다. 끊임없이 내려오는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안전요원이 역 입구에서 사람들을 막자 곧장 항의가 터져 나왔다.

안전요원은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에게 "반대쪽 노선을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하행선을 타라"고 설득하며 진땀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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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 입구가 시민들로 들어차 있다. 2024.3.28/ 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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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대신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했다. 서울역 인근 따릉이 정류소에는 코트를 입은 한 남성이 빗물로 축축한 안장을 가볍게 손으로 털어내고 따릉이를 대여해 탑승했다.

서대문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30대 남성은 "평소에는 환승 되니까 지하철역에 내려 버스를 탔는데 오늘 파업했다고 하길래 걷기에는 애매한 거리라 전기자전거를 빌렸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 이용자는 "버스 파업인 걸 잊고 역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에 갔다가 바로 따릉이 정류장으로 튀어갔다"며 "오늘 따릉이 대여 역대급으로 치열했다"고 글을 올렸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서울 시내버스는 총 61개 사 7210여 대로 전체의 97.6%에 달하면서 출근길은 물론 퇴근길에도 큰 불편이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우이신설경전철(주) 등 교통 운영기관은 파업 종료 때까지 지하철 연장 운행을 실시한다. 지하철은 혼잡시간에 77회 증회하고 막차시간 운행은 종착역 기준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해 총 125회 증편 운행한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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