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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20주년 맞은 다이나믹듀오...”70대 돼도 양로원 디너쇼 열어 무대 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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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치지 않고 건강한 게 서로를 위한 일이에요.(개코·본명 김윤성)”

“혼자보다 같이 무대에 서야 더 덜 지치거든요. 서로의 에너지를 받으니깐. 저희가 다작할 수 있던 비결이었죠.(최자·최재호)”

“난이도 최상인 어르신들 장터 공연에선 혼자는 분위기 올리기가 힘든데 둘이 하면 (반응 안 좋아도) 상처도 반으로 줄어요. ‘트로트 가수 분들 나오기 전 같이 체조하자’ 유도하는 노하우도 생겼죠. 하하.(개코)”

조선일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정규 10집을 낸 다이나믹듀오 멤버 최자(왼쪽)와 개코./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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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아메바컬쳐 사무실에서 만난 그룹 다이나믹듀오(멤버 개코, 최자)의 대답은 마치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았다. 계획된 만담처럼 합이 척척 맞는 이 환상 호흡이 지난 20년 동안 이들의 이름을 한국 힙합계 ‘최고의 듀오’로 올려 놓은 특장점이었다. 느릿한 랩 비트도 카랑한 개코의 목소리, 상대적 중저음인 최자의 목소리가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면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움으로 돌변한다. 2004년 데뷔곡 ‘Ring my bell(정규 1집 Taxi Driver)’부터 ‘고 백(Go Back)’ ‘죽일 놈’ 등 이들의 대표곡들이 친구들 간 우정 호흡을 확인하는 노래방 애창곡으로도 자주 사랑 받은 이유다. 스스로 생각한 “다이나믹듀오스러운 음악”도 “내 친구, 동네 형과 이야기 나누는 것 같은 공감대의 음악”이다. “2013년 연간 (음원차트) 1위곡이 됐던 ‘자니(프라이머리와의 협업곡)’도 그렇게 (헤어진 연인 생각이 많이 나는) 주말 밤마다 순위가 오르더군요.(최자)”

최근 이 찰떡 호흡이 데뷔 20주년 음반이자 정규 10집 ‘뉴 키즈 온 더 블록’ 12곡에 담겼다. 신사동 토박이 출신인 동갑내기(44세) 두 사람이 1992년 초등학교 6학년 반 친구로 만나 우정을 쌓고, 1998년 19세 때 3인조 힙합 그룹 CB매스로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에픽하이, 드렁큰타이거 등과 함께 2000년대 힙합 씬을 이끌어 온 여정을 비트 위에 실었다. “본래는 친한 제작사 PD와 12부작 드라마에 담으려 했지만, 제작이 엎어지며 OST만 남았고, 10집의 단초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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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컨셉에 맞춰 자신들이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형태로 공개한 다이나믹듀오./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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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컨셉에 맞춰 자신들이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 형태로 공개한 다이나믹듀오./아메바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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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에 실린 ‘피타파’는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가 반복되는 유쾌한 후렴구에 “최근 해외 공연들에서 오랜만에 느낀 ‘신인의 기분’과 ‘다이나믹 듀오의 미래’”를 담았다. 최근 엠넷 댄스 경연 방송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주제가로 쓰인 곡 ‘Smoke’와 틱톡 역주행 인기를 얻은 2014년 발매곡 ‘AEAO’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성사된 무대들이었다. 이들은 “쇼미더머니(2017·2020) 이후 오랜 만에 ‘지금의 (어린) 아이들’이 듣고 소비하는 음악에 접점이 생겼다. 요즘은 AI 추천으로 노래를 많이 듣다 보니 옛날 곡이나 가수들이 ‘구닥다리’가 아닌 신곡과 동등한 경쟁 선상에 서는 곡이 된 영향 같다”고 했다. “게임으로 치면 아이템 없는 레벨 1으로 새 게임을 시작한 것”이라며 “개량 김치 아닌 그냥 김치의 느낌으로, 해외 맞춤이 아닌 우리 만의 음악으로 해외 공연을 늘려가는 게 우리의 새 도전 과제”라고 했다.

두 사람은 종종 후배 래퍼들 가사 속 “우리는 다이나믹 듀오처럼 둘이 멋진 듀오”로 등장한다. “드렁큰 타이거, 듀스 등 우리도 영향 받은 선배 음악들 가사를 채용하는 게 힙합의 큰 매력이라 생각했다. 그걸 이어가 주는 게 참 고맙다”면서도 “건강 관리를 착실히 해 60대, 70대 양로원에서라도 무대에서 현재를 노래하는 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오는 11월 20주년 단독 콘서트도 열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힙합은 젊은 음악만이 아닌, 나이 든 사람에게도 나이 듦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훗날 다이나믹 듀오 스타일의 ‘디너쇼’를 함께 즐겨도 재미있지 않을까요?(최자)” “우리와 함께 70대가 된 관객들이 연금으로 티켓을 사주시고요.(개코)”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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