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서울 시내버스 파업에 시민들 발 동동
무작정 기다리거나 걸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어
중장년층 파업 정보 모르다 혼란 겪는 경우 많아
대체재 지하철 역사 안 평소보다 많은 사람 붐벼
“어떻게 가야 하나”…혼란 겪는 사람들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8일 오전 서울 버스 정류장(성북구·영등포구·강서구) 곳곳에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을 안내 문구들로 가득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버스정류장에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운행 중단 및 배차간격 지연이 우려되므로, 마을버스 및 지하철 이용을 권고 드립니다’는 협조문이 붙어 있었다. 버스 전광판에는 ‘차고지’, ‘종료’, ‘회차 대기’, ‘버스 파업 타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은 안내 문구가 떠 있었다.
이들 버스 정류장에는 경기버스와 마을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버스 파업이란 정보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출근길 혼란을 겪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 성북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취재진이 ‘버스 파업인데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냐’고 묻자 “그러느냐”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내가 가는 곳은 지하철로 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옆에 있던 40대 여성도 “버스가 오는지 안 오는지 깜깜이다. 파업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버스환승역에서 만난 간호사 정모씨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해서 6시 40분에 나왔는데 버스가 없어서 놀랐다. 20분을 기다렸는데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해야 겠다”며 “빨리 출근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버스 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70대 여성 김모씨는 “오늘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면서 “심각한 것은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합정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70대 여성 이모씨는 “매일 타고 가던 버스가 있어서 왔는데 버스가 안 오기에 뭔가 싶었다”면서 “주변 청년들한테 물어보니까 버스 파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살기도 어려워 죽겠는데 왜 파업하고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콩나물시루’ 붐비는 지하철 역사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중구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지하철 역사 안은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사람들은 혼란한 와중에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노년층 중에는 급행과 일반행 지하철을 헷갈려 하며 혼란을 겪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 강서구의 등촌동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매일같이 버스를 타고 출근했는데 오늘 파업한다고 해서 역으로 왔다”면서도 “일반행을 타야 하는데 급행하고 헷갈려서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9호선이 원래도 붐비긴 했는데 오늘따라 더 붐비는 것 같다”면서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파업의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 파업으로 택시 수요도 커지면서 택시 호출 앱도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50대 박모씨는 “파업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이렇게 되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민 불편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즉시 비상수송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시간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또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 총 480대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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