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오히려 300~1500명 감축해야"
"의사 경쟁 심해지면 과잉 의료 우려 커져"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의협회관 유리창을 통해 비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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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한 종합병원 전공의(인턴)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최대 1,500명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계 분석에 따르면 2050년쯤 의사가 과잉된다는데, 의사 수는 지금도 과잉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에 7만 명이던 활동 의사 수가 지금은 11만~12만 명이다. 과잉의료가 여기서 출발한다"고 했다. 이어 "(의대 증원은) 건강한 노령화 효과, 의료 기술 발달 등이 전혀 고려가 안 돼 있다"며 "의료 행태를 조정할 때 감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끌고 있는 싱크탱크 분석을 토대로 현재(3,058명)보다 300~1,500명의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의 2,000명 증원안에 대해 그는 "2,000명이 왜 금과옥조인지 잘 모르겠다"며 "전공의들끼리 농담으로 대파값이랑 의대 증원이랑 바뀐 거 아니냐, 875명이 증원 수고, 대파값이 2,000원 아니냐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교육과 의학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류옥씨는 "국민은 질적으로 우수한 의사를 보고 싶어 하는데, (충북대처럼) 4배를 늘렸을 때 과연 그들이 적합한 의학 교육을 받을 수 있겠냐"며 "한 번도 수술 안 해본 사람이 수술 집도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환자들이) 그런 분들한테 수술받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또 "환자 한 명 한 명이 다 달라서 도제식으로 하는데, 교수님 어깨너머에서 보면서 당기는 것만 하다가 수술 열 번쯤 하면 자기가 봉합도 해보고 나중엔 수술도 한다"며 "(교수와 전공의) 1대 1로 하던 게 4분의 일, 10분의 1로 줄어드는 건데, 정부가 생명을 경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환자는 해외로 수출하고 '카데바'라 부르는 해부용 시신은 수입하겠다고 하지 않냐"며 "정부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교수 증원 계획에 대해서는 "그렇게 우수한 인력을 어떻게 구할 거냐. 당장 교수급들이 널려있는 게 아니다"라며 "교수를 하다가 나간 개원의들은 다시 올 수야 있겠지만, 예를 들어 수술을 10년 안 한 분들이면 그분들부터 다시 수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한 1% 가능성이면 CT를 안 찍어도 되는데, 경쟁이 워낙 심하니까 환자 한 명 보는데 환자한테 (찍게 만들 거다)"라며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건 알고,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의사가) 정말 그렇게 많아졌을 때 윤리를 갖춘 사람이 5,000명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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