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의회 권력을 선출할 4·10총선이 약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연일 총선과 관련된 소식들이 신문 지면과 방송 뉴스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내 주변 20·30대 남성들은 무관심층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 때만 해도 목소리를 내며 투표에도 적극 참여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30일 앞둔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함 등 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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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무당층이 40%를 넘었다는 최근 여론조사도 이를 방증한다. 이들 대부분은 무당층이 된 이유로 ‘정치적 무력감’과 ‘정치권의 편 가르기’를 꼽았다. 한 명은 “지난 대선을 경험하면서 젊은 남성들이 의견을 말해도 바뀔 것이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명은 “우리를 위한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편을 갈라 싸우는 모습에 실망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표가 되지 않으니 정치권에서는 청년 관련 정책을 선거 때만 떠들고 실행에 옮기지 않고, 그런 모습에 또 이들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런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벌써 여의도에서는 최근 22대 총선 투표율이 ‘역대급’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20·30대 남성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던 지난 대선의 투표율은 77.1%에 달했다. 당시 20·30대 남성 투표율은 70%대였다. 4년 전 21대 총선 때는 이들이 55%만 투표에 참여했고 전체 투표율은 66.2%였다. 2008년에 실시된 18대 총선 투표율은 46.1%로 전국 단위 선거 중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참여정부에 실망한 2030세대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됐다. 지금 상황에 견줘보면 최저 수준의 투표율 기록의 우려가 다시 현실화될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총선에서 특정 세대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대표자가 선출되면 결국 민의(民意)가 왜곡되는 결과를 낳는다. 정치권에 국민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정책 결정에 있어 정치권의 판단 착오를 일으킬 수 있고 결국엔 국가적 불행이 된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여야는 유불리를 계산하며 셈법을 따지고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전략을 짤지도 모른다. 아무리 승부가 중요한 선거판이지만 분명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과 중앙선관위도 역대급 낮은 투표율이 나오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서동철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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