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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랑은 지난 2022년에 5000만원어치 비트코인을 산 이후 최근에도 비트코인을 모으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 엔비디아 25주, ASML 7주, 테슬라 20주, 마이크로소프트 1주, 애플 1주, 크록스 26주, 울트라프로 QQQ ETF’(TQQQ, 나스닥100 지수 일일 수익률 3배 추종) 약 100주정도 들어 있고요. 개인 용돈으로 신랑은 비트코인, 저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TQQQ 등 미국 주식 사모으는 중입니다. 5년 후 서로 잔고 열어보기로 했는데 누가 이길까요?”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최근 높은 수익률을 쫓아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나 가상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급등세 후 개당 1억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미 증시 내 대표적인 비트코인 관련주로 꼽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에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올들어 본격화한 인공지능(AI) 투자붐의 영향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대한 투심도 강하게 이어지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다시 1억원 터치26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4시께 1억원 고지에 재차 올라섰다. 오전 5시 20분께 최고 1억50만원까지 올라선 비트코인은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오전 6시 30분께 약 986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억(億)트코인(비트코인 개당 1억원)’을 향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1억원 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5일(1억100만원)이 마지막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7시 16분 기준 9974만원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각 ‘김치 프리미엄’은 약 5.6%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내며 11일 만에 7만달러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서부 시간 오전 11시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7만620달러(9484만원)를 나타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8.53% 급등한 것으로, 비트코인이 7만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11일 만이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8.41% 오른 3631달러, 솔라나는 12.14% 급등한 194달러에 거래되는 등 이날 가상화폐는 일제히 급등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역대 최고가(7만38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일주일 동안 하강 곡선을 그리며 한때 6만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면서 급반등해 6만8000달러대까지 껑충 뛰기도 했으나, 추가 상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지난주에는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하고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한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ETF에서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면서 전체 자금 유출은 9억달러를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 헤지펀드인 인디고 펀드 공동 설립자 나다니엘 코헨은 “ETF로 자금 유입이 주춤하고 있지만 6만달러 부근에서 매수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시장이 하락장을 매수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반감기 후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뉴스 BT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크립토오다(Cryptoyoddha)는 규제 기관의 명확한 태도에 따른 기관 투자 급증, 디지털 자산 채택 증가 등을 강세 낙관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15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진짜 가격 급등 현상은 다음 달 반감기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디지털 자산 트레이딩 플랫폼 MN트레이딩 창립자 미카엘 반 데 포프는 “저점보다 낮은 구간에서 비트코인 유동성이 발생해도 놀라울 것은 없다”며 지난 한 주간 이어진 가격 통합 흐름을 추가 하락의 전조로 해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최근 저점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서학개미 픽은 AI·반도체·비트코인株서학개미(서구권 주식 개인 소액투자자)들은 미 주식 시장에서도 AI 투자붐과 함께 불어온 비트코인 열풍에 올라탄 모양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반도체주(株)와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면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21일까지 엔비디아의 순매수 결제금액은 총 3억8000만달러였다. 매수 결제금액은 18억4600만달러, 매도 결제금액은 14억6600만달러로 나타났다.
2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 폭을 3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이하 순매수 결제금액 2억4000만달러)가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1억7000만달러)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1억700만달러)가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5·6위 역시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GRANITESHARES 1.5X LONG NVDA DAILY ETF·9500만달러)와 TSMC(9500만달러)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랠리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과열 우려 속에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종가 기준 지난달 말 791.12달러에서 지난 21일 914.35달러로 이달 들어서만 15.6% 상승했다. 지난해 말(495.22달러) 대비 수익률은 84.6%에 이른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추격매수에 부담이 생겼다는 관측도 있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주가는 다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AMD 등으로부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가능한 것이 아닌 만큼 엔비디아의 시장 내 리더십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큰 주가 변동성에도 서학개미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테슬라의 경우 이달 들어 순매수 7위에 그쳐 눈길을 끈다. 지난 1월에는 순매수 상위 1위(3억2700만달러), 2월은 2위(3억3800만달러)를 차지했으나 악재가 겹치면서 이달 순매수 규모는 9300만달러로 내려앉았다. 이달 중 6거래일이 남은 점을 감안해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달 말 201.88달러에서 지난 21일 172.82달러로 14.4% 하락했고, 지난해 말(248.48달러) 기준 30% 이상 급락한 상태다.
테슬라는 중국·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독일 베를린 인근 공장의 생산 차질 등 겹악재로 1분기 출하량이 증권가의 기대치를 밑도는 등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월가 금융기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실적 전망이 암울하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선 테슬라를 평가하는 48개 증권사 중 9곳이 ‘매도’ 또는 ‘비중축소’의 투자의견을 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테슬라를 “성장 없는 성장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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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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