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는 지난 22일 심리적 저항선인 7.2위안대를 뚫고 달러당 7.2290위안까지 미끄러졌다. ‘1달러=7.2위안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17일(7.2112 위안)이후 넉달여 만이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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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5일 위안화는 중국 역내시장에서 연초(달러당 7.1132위안)보다 달러당 0.0983위안 하락한(환율은 상승) 7.2115위안에 거래됐다. 지난 22일엔 심리적 저항선인 7.2위안을 뚫고 달러당 7.2290위안까지 미끄러졌다. ‘1달러=7.2위안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17일(7.2112 위안) 이후 넉달여 만이다.
김주원 기자 |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는 건 내수 시장이 부진한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진을 털어내고,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통화완화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1~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7.4% 상승률(전년 대비)과 비교하면 둔화했다. 특히 1~2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감소했다.
중국을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 투자액은 300억 달러(약 40조원)로 1년 전보다 82% 감소했다. 연초에도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줄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2월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 투자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달러 강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점도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WSJ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100)는 한국시간으로 25일 오후 4시 104.36을 나타냈다. 연초 대비 2.1% 상승했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시장 예상보다 견조한 영향이다.
이에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 위안화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화폐가치가 낮고,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게 캐리 트레이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위안화가치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신흥시장의 캐리 트레이드 조달 통화로 위안화가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위안화는 지난해 연저점인 ‘1달러=7.34위안대’까지 하락할까. 변수는 중국 당국의 ‘위안화 고시’와 ‘구두개입’이다. 25일 위안화 약세 속도가 늦춰진 것도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1% 절상해 고시해서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고시환율에서 2% 내외로 변동 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부진으로 위안화가치는 달러당 7.3위안 선을 위협할 것”이라며 “중국 특성상 당국 개입으로 작년 연저점을 뚫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때까지 약세 압력은 이어질 수 있지만,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직전 저점을 돌파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한편, 원화가치도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 영향으로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7원 하락한(환율 상승) 1342.1원에 마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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