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선거와 투표

가가당? 히시태그당? 어느나라 선거길래…투표용지가 무려 51.7cm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총 253명 후보 등록…경쟁률 5.5대 1
역대최장 51.7㎝ 투표용지…개표 또 지연
정체성 명확치 않은 군소정당 ‘우후죽순’

‘기행’ 논란 허경영 또 출마…재산 482억원
히시태그국민정책당 이기남, 89세·전과 9건
국힘 탈당 황보승희·靑출신 민경욱 군소정당서 출마


매일경제

46개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38개 정당이 난립하는 바람에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신문 세로 길이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은 지난 총선 때보다 1개가 늘어난 38개다.

총선을 앞두고 ‘떴다방’ 식으로 급조된 정당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유권자들은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긴 51.7㎝의 투표용지를 받아 들게 됐다. 이로 인해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100% 수개표가 불가피해졌다. 선관위가 이번에 도입한 투표용지 분류기는 46.9㎝(34개 정당)까지만 자동개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쟁률은 5.5대 1로 지난 총선 당시의 6.6대 1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비례대표 문턱이 낮은 탓도 있다. 지역구 후보 기탁금이 1500만원인 것에 비해 비례 후보자는 500만원에 그치고 당선시 전액 돌려준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가장 많은 35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했다. 국민의미래는 여성 장애인인 최보윤 변호사와 탈북민 출신 과학기술 전문가인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을 각각 후보 1·2번에 배치했다. 외교부 출신의 김건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6번에 낙점했다. 호남 출신 인사인 조배숙 전 의원은 여당 내 비례대표 공천파동 끝에 당선권인 13번에 포진했다. 김예지 의원은 15번에 배치되면서 21대에 이어 두 번 연속으로 비례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교롭게도 여야의 비례위성정당이 모두여성 장애인을 1번으로 내세우고 당선권에 외교관 출신을 포진시켰다. 30명의 비례후보를 낸 더불어민주연주엽한은 여성 장애인인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1번으로 공천했다. 2번에는 대미·북핵 전문가인 위성락 전 한반도교섭본부장이 전진배치했다. ‘반미·종북’ 논란을 일으킨 진보당 추천후보 3인(정혜경·전종덕·손솔)은 각각 당선이 유력한 5·11·15번을 받았다.

조국혁신당은 25명의 비례후보를 등록했다. 1·2번에는 ‘검찰개혁’ 기치를 든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당담관과 조국 대표가 자리했다. 반윤(反尹) 투쟁 전면에 나선 신장식 변호사와 황운하 의원도 4·8번에 배치돼 원내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극우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전광훈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 후보 1번은 국민의힘 출신 황보승희 의원이다. 황보의원은 황운하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지역구로 당선된 후 탈당후 비례로 재선을 노리는 모습이다. 2번은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다.

녹색정의당은 14명을 등록했고 1번에는 나순자 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이, 2번에는 청년정치인인 허승규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 대표가 배치됐다.

새로운미래는 후보 11명을 냈다. 1번은 양소영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며 2번은 조종묵 전 소방청장이다. 개혁신당은 10명의 후보 가운데 이주영 전 순천향대 천안병원 임상부교수를 1번에 배치했다. 2번은 이른바 ‘천하용인’의 일원인 천하람 변호사다.

원외정당 가운데에서는 전직 의원들이나 각종 선거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출마하는 인사들이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민경욱 전 의원은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의 비례대표 2번으로 등록했다. 각종 기행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도 당의 비례대표 2번에 이름을 올렸다. 히시태그국민정책당의 비례대표 1번은 89세의 이기남 당 총재다. 이번 총선에서 ‘최고령 후보자’ 기록을 세운 그는 △주차장법 △건축법 △조세범처벌법 △관세법 위반 등 9건의 전과기록을 갖고 있다.

전체 비례대표 후보 중 여성은 139명(54.94%)였고 남성은 114명(45.06%)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88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68명), 40대(45명), 30대(22명), 70대(19명), 20대(11명) 순이었다. 이들 중 현역 의원은 △김예지(국민의미래 15번인) △용혜인(민주연합 6번) △황운하(조국혁신당 8번) △황보승희(자유통일당 1번) 등 4명이었다.

비례대표 후보의 1인당 평균 재산은 14억8549만 원이었고, 평균 납세액은 약 1억3293만 원이었다.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481억5849만 원을 신고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였다.

정당 이름도 황당하다. 의석이 없는 신생 정당들이 가나다 순서에서 앞 번호를 따내기 위해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으로 이름을 붙였다. 아예 맨 마지막 순서를 차지하려고 ‘히시태그’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붙인 곳도 등장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