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금'과 유사… 총 13조 예산
"무식한 양반들아" 발언 논란도
여당과 차별화 시도하지만 현실성 낮아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현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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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17일 앞둔 24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 원 상당의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던 민주당이 추진한 '코로나19 지원금'과 비슷한 형태로, 이 대표 트레이드 마크인 '보편복지' 카드로 정권심판에 이은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다만 야당 입장에서 여당의 협조 없이 재원 마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재명 "민생경제 CPR 필요… 추경 논의하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험지인 서울 송파와 서초에서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그는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에서 "가계소득 지원을 통해서 소비를 늘리고, 멈춘 경제를 다시 움직이도록 만드는 민생경제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할 때"라며 "(정부·여당에) 민생회복지원 추가경정(추경)예산안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공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은 국민 1인당 25만 원씩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까지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등 취약계층은 1인당 10만 원씩 추가해 최대 35만 원까지 돌아가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배제되는 대상 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된다는 점에서 '보편 복지'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의 고물가 위기는 전 국민이 겪는 위기"라며 "평소 보편 복지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이 대표의 생각이 반영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선심성 지원을 비판한 이 대표는 이와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은 약 13조 원"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그동안 퍼준 부자 감세와 '민생 없는 민생토론회'에서 밝혔던 기만적 선심공약 이행에 드는 약 900조∼1,000조 원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 손톱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을 돌면서 대통령이 선거를 돕는 관권선거, 부정선거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며 "사기성 약속으로 국민을 속일 궁리를 하지 말고 실질적인 민생경제 회복 해법 마련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영등포 우리시장을 찾아서는 "가구당 100만 원을 줘서 동네 장 보게 하면 돈이 돌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무식한 양반들아,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추경 처리엔 여당 협조 필수… 현실화 가능성 낮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김한나 서초갑 후보, 홍익표 서초을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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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은 올해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으로, 추경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공약이다. 윤 대통령의 지원을 '기만적 선심성 공약'이라고 비판한 이 대표의 제안을 여당에서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여당과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포퓰리즘 성격이라는 점에서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발언 수위가 고조되면서 잇따른 설화에 휩싸인 이 대표는 이날 강원도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경기 북부가) 강원도처럼 재정이 어렵고 접경지대라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경기 의정부에서 "경기분도를 추진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한다"고 발언해 여권을 중심으로 '지역 비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과 직후 있었던 수서역 거리 인사 일정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고 곧바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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