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들 잇따라 언론서 민생 강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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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24일 사과 가격을 비롯해 최근 일부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4·10 총선을 앞두고 주요 농산물 물가 관리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응 지적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 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의 '면허 정지 처분'도 이번 주부터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최근 치솟은 농산물 가격과 관련해 "14, 15일을 계기로 시작됐고, 18일부터 본격적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급등한 과일 가격에 대해 "사과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했다"며 "정책 방향을 사과와 관련된 과일이나, 사과를 대체할 과일로 확대해 사과에 대한 압력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경기 회복세도 강조했다. 성 실장은 "최근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특히 메모리 분야는 상당히 뚜렷하다"며 "고용률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고, 수출도 상당히 개선돼 현재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전반적인 경제성장률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방송에서 물가 등을 언급한 것은 선거를 2주일여 앞두고 표심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직접 찾아 긴급 대책회의까지 했지만, 되레 '대파 한 단에 875원' 발언으로 야당에 정치적 공격의 빌미만 초래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22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3월 셋째 주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 평가 사유 1위로 '경제·민생·물가'가 꼽혔다.
성 실장 외에도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은 민생ㆍ경제 이슈와 관련한 대국민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에만 방송에 세 차례 출연한 성 실장을 필두로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도 언론에 출연해 현안과 이슈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역대 정부에선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참모들이 방송 출연을 자제한 전례와 다른 모습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입장에선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론을 보면 그만큼 효과가 뒤따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율 하락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여당 역시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수출 경기 회복이 뚜렷해지지만 아직 시차 때문에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경기는 좋지 않다"며 "고물가ㆍ고금리 등 일상에서 느끼는 경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의료개혁과 관련해선 '원칙 대응'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26일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이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성 실장은 "법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절차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가급적 정부는 행정적ㆍ사법적 처분이 나가지 않는 것을 희망한다"고 전공의 복귀를 촉구했다. 성 실장은 또 "2,000명 증원은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수요"라며 "지난 30여 년간 전혀 증원을 못했고, 지난 20여 년간은 의사 배출 숫자를 줄인 후 유지해와서 증원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정부 안인 2000명 증원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확고히 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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