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장 근로자 자녀의 선천성 질환, '태아 산재' 첫 인정

태아 산재. 〈사진=JTBC 자료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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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유해환경에 노출됐던 반도체 공장 근로자들의 자녀에게 발생한 선천성 질환이 산업재해로 인정됐습니다.

간호사 외 직종에서 '태아 산재'가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자녀의 선천성 질환에 대해 산재를 신청한 반도체 공장 근로자 3명의 사례에 대해 오늘(22일) 산재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자녀의 신청 상병과 근로자가 수행했던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공단은 설명했습니다.

이들 근로자 3명은 임신 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오퍼레이터로 근무했습니다.

A씨는 1995년부터 2004년 9월 자녀 출산 전까지 약 9년 동안 근무했고, 자녀는 산전 초음파에서 방광요관역류, 콩팥무발생증이 확인됐습니다. 이어 10살 때는 신장질환인 lgA 신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B씨는 1991년부터 약 7년 7개월간 근무하고 1998년 6월 임신 후 8월에 퇴사했는데, 이듬해 태어난 자녀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진단받았습니다.

C씨는 1995년부터 2008년 임신 7개월째까지 근무했는데 자녀는 선천성 식도폐쇄증과 무신장증 등을 진단받았습니다.

A, B, C씨는 2021년에 나란히 산재 신청을 했고, 신청 3년 만에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태아산재법이란 임신 중인 근로자가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돼 자녀가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나거나 사망한 경우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말합니다.

'태아 장애'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태아산재보상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된 뒤 공단이 태아 산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병원 인공신장실에서 투석액 혼합 업무를 하던 간호사의 자녀에게 발생한 선천성 뇌질환이 태아 산재로 처음 인정됐습니다.

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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