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언더아머' 가방을?…평양 지하철 모습 보니

북한 개선역에서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가방을 메고 지나가는 학생. 〈영상=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최근 러시아 여행 유튜버가 북한 관광을 다녀온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고 지나가는 북한 주민들부터, 미국 스포츠 브랜드인 '언더아머' 가방을 메고 지나가는 남학생까지 다양한 모습이 담겼습니다.

유튜브 채널 'PoletMe Aviation Videos'에는 지난 26일 '평양 지하철(2024), 북한'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평양 지하철 부흥역 승강장 모습. 〈사진=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러시아 여행 블로거로 알려진 채널 운영자는 지난 달 5일 일정으로 북한을 여행했는데, 여행 2일 차에 평양 지하철을 이용한 영상을 게시한 겁니다.

관광객들은 허락된 일부 역만 방문해 촬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부흥역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현지 가이드로 보이는 남성이 건넨 종이 탑승권을 건네받고 100m 아래의 지하철 승강장으로 향했습니다.

탑승권 가격은 150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럽풍 인테리어로 꾸며진 지하철 승강장에는 김일성 일가의 그림과 함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북한 지하철에 그려진 김정일 벽화. 〈사진=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관광객들이 뒤이어 방문한 평양 영광역 역시 아치형 천장에 화려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는데, 벽면에는 김정일의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역마다 승강장에는 수신호를 담당하는 안내원 여성들이 서 있었습니다.

북한 지하철 승강장에는 수신호를 담당하는 안내원이 있다. 〈영상=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평양 지하철은 구형 열차와 신형 열차가 함께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구형 지하철에는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신형 열차에서는 사회주의 선전 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습니다.

북한 구형 열차 안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북한 주민들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봤고, 러시아 관광객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북한 지하철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고 있다. 〈사진=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이들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개선역은 이전 역들보다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지난 2019년 리모델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개선역에도 '김일성 장군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선전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김일성 흉상도 크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북한 개선역에 세워진 김일성 흉상, 〈사진=유튜브 'PoletMe Aviation Videos'〉

개선역에서는 교복을 입은 북한 학생들 무리가 지나가기도 했는데, 그중 한 명은 언더아머 로고가 크게 새겨진 가방을 메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언더아머는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로, 북한은 평소 미국을 제국주의 상징으로 여겨 청바지 착용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북한 5일 관광 비용이 총 1378달러(약 192만원)라고 밝혔습니다. 항공편과 숙박, 식사를 모두 포함한 비용입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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