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된 거리에 앉아있는 팔레스타인 난민들 |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전쟁과 봉쇄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 등 구호품을 전달하려면 해상이나 공중 지원보다는 육로를 통한 접근 경로를 더 열어야 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방송 등예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이날 "최근 항공과 해상을 통해 (가자지구로) 식량을 전달하려는 노력은 환영하지만, 육로 확대만이 기근을 막을 수 있는 대규모 이송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어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식수와 위생시설 부족,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면서 "한 세대 전체의 미래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시 한번, 우리는 이스라엘에 더 많은 통로를 개방하고 물, 식량, 의료용품 및 기타 인도적 구호품의 가자지구 진입·전달 속도를 높일다시 한번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가자지구 난민촌에 구호물자를 전달해 달라는 WHO의 요청이 종종 차단되거나 거부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우려스럽다면서 "오늘 알시파에서 계획된 임무가 안전 부족으로 취소돼야 했다"며 "의료 서비스가 군사화하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다섯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육로를 통한 구호품 수송 트럭의 가자지구 진입이 어려워지자 국제사회는 최근 해상 경로나 공중에서 구호품을 떨어뜨리는 작전에 나섰다.
하지만 해상·공중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구호품의 양이 육로보다 적어 가자지구가 직면한 인도주의 참사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현재 상황은 유엔기구들의 역량 부족과 비효율 때문에 구호품 전달이 더디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역의 주민들은 긴 전쟁과 이스라엘의 봉쇄로 사실상 인구 전체가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북부는 유엔이 분류하는 식량 위기 5단계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단계인 '재앙·기근'(Catastrophe·Famine)에 접어든 상태다.
유엔은 이달 중순부터 올해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주민 절반이 넘는 약 110만7천명이 재앙적 굶주림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가자지구 내 인구 전체에 해당하는 200만명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무료 식량 배급에 몰려든 가자 주민 |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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