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잇몸의 날 캠페인에 나선 참가자들이 잇몸 건강 수칙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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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씹고 삼키며 발음을 하는 기능이 저하되는 ‘구강 노쇠’가 전신의 노쇠와 함께 폐렴 같은 노년기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관련 학회와 업계에선 잇몸 및 구강 건강 관리를 강조하는 ‘잇몸의 날’ 캠페인을 펼쳤다.
21일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오는 24일 ‘잇몸의 날’을 앞두고 ‘치주질환과 노화 및 노쇠’라는 주제로 연구 발표 회견을 열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가 임박한 현실에서 구강건강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일조할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쇠는 단순한 노화와는 달리 신체·정신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혼자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 중 구강 노쇠는 구강과 안면 구조의 기능이 떨어짐에 따라 씹을 수 없는 음식이 늘어나고, 식사 중 목이 메거나 음식을 흘리는가 하면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구강 노쇠와 치주건강’을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강경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구강 노쇠는 전신 노쇠의 경고신호”라며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면 단백질을 비롯한 주요 영양소의 공급이 불량해지고 씹는 자극이 줄어들어 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 전신 노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화와 잇몸건강’을 주제로 이어진 두 번째 발표에선 노년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질환의 하나인 노인성 폐렴 역시 구강 관리와 치료를 병행할 때 발생률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노인성 폐렴은 노쇠와 함께 기저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기 쉬운 세균 감염이나 연하장애가 주된 원인이다.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흡인성 폐렴은 열악한 구강위생 때문에 구강 내에 들러붙어 쌓인 호흡기계의 병원균을 들이마시게 되어 발생하므로 폐렴 위험이 높은 노년층의 경우 구강위생에 더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잇몸에 문제가 생긴 치주질환자들은 노화와 노쇠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평소에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65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지출이 큰 항목 중 1위가 틀니 및 임플란트라는 점에서 잇몸과 구강 관리가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중석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수는 “잇몸병은 신체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노년기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의료비 감소와 건강수명 증진을 위해 개인이 꼼꼼하게 구강 건강을 관리하는 동시에, 국가적으로 보험 스케일링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가 소개한 잇몸 건강 ‘3·2·4 수칙’은 노년기 구강건강을 위한 ‘하루 3회 이상 칫솔질’과 ‘일년에 2회 스케일링’, ‘사(4)이사이 치간칫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계승범 대한치주과학회 회장은 “생활 속에서 잇몸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의 제안에서 더 나아가 연 2회 스케일링 보험 적용과 같은 정책적인 고민과 제안도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도 “앞으로 치과 방문이나 스케일링의 중요성, 건강한 잇몸관리의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잇몸병 관리 실천 캠페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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