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공에 이어 철강 못도 '철퇴'…'멕시코=中제품 유입 뒷문' 인식 美서 팽배
대선 앞두고 '中옥죄기' 흐름에 멕시코 유사조치 예상…"中 생산자·투자자 우려 가중"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는 이달 초 철강 공(鋼球) 제품에 3.68~12.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지 2주도 되지 않은 지난 14일 철강 못에 대해 31%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중국산 철강제품 제조 현장 |
사실상 미국의 압력을 받는 멕시코가 향후 중국산 제품의 자국 유입을 줄이거나 아예 차단할 목적으로 반덤핑 관세 품목을 확대할 것으로 중국 당국은 보고 있다.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 부과'를 공언해왔으며, 특히 중국산 자동차의 경우 '100% 관세 부과' 의지를 밝혀왔다.
집권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의 첨단산업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에 집중해왔으며, 필요하다면 중국산을 겨냥한 고율 관세도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미 행정부가 중국산을 경계하면서 멕시코가 중국을 대신해 미국의 최대 공산품 조달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미국 재계가 자동차 부품·의류·장난감 등 공산품 수입을 중국 이외에 다른 국가로 다변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으면서 각국의 공산품 생산기지가 멕시코로 옮겨지는 '니어쇼어링'도 이를 부채질했다.
그 결과 지난해 멕시코의 대미(對美) 수출액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7일 작년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이 4천756억 달러(약 631조3천억 원)로 중국의 4천272억 달러(약 567조1천억 원)를 제쳤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그동안 멕시코를 대미 수출 교두보로 삼아왔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대(對) 멕시코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815억달러(약 109조원)를 기록했으며, 이 중 작년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벌어진 미·중 무역 전쟁 직전인 2017년과 비교할 때 무려 26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SCMP는 전했다.
해상운송 정보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중국과 멕시코 간 컨테이너 운송량 성장률은 재작년 3.5%에서 작년엔 34.8% 증가했으며, 올해 1월은 전년 동월 대비 60% 늘었다.
이러다보니 미국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멕시코가 중국산 제품의 미국 유입 '뒷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미국 최대 수입국 변화 |
특히 미국 내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조시 홀리(공화·미주리) 미 상원의원은 지난달 28일 중국산 자동차 대상 관세를 현재의 27.5%에서 125%로 올리는 걸 골자로 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중국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관세가 없는 국가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수출해도 제조사가 중국 업체라면 관세를 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SCMP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멕시코의 연이은 반덤핑 관세 부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제재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자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가중될 것이라고 짚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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