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국에서 열린 '케이콘 LA 2023' 콘서트에서 그룹 엔믹스가 공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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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로 수출된 K팝·드라마 등 'K콘텐트'가 대규모 흑자를 거두면서 전체 무역수지도 크게 개선됐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는 1억8000만 달러(약 2400억원)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2021년(1억6000만 달러)을 넘어 가장 큰 흑자 폭을 달성했다. 2022년 11억1000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흑자로 반등한 것이다. 국내서 지재권 대가를 받으면 수출, 반대로 대가를 지급하면 수입으로 분류된다.
이는 산업재산권 적자 폭이 축소된 동시에 저작권 흑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허·상표권 등이 포함된 산업재산권은 지난해 18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행진은 이어졌지만, 전년(-26억2000만 달러)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해외 공장 증설, 국내 제품 수요 증가 등으로 국내 자동차·2차전지 대기업들의 해외 현지 법인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
반면 저작권은 22억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문화예술저작권,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17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특히 K콘텐트와 직결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11억 달러(약 1조4700억원)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의 수출 증가를 타고 음악·영상 흑자가 9억5000만 달러에 달한 게 크게 작용했다. 이 역시 2022년(7억8000만 달러)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박경민 기자 |
K팝 아이돌 영향력 확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의 활발한 K드라마 진출 등이 무역수지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문혜정 팀장은 "음악·드라마·웹툰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공연 등이 확대되면서 문화예술저작권이 역대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흑자가 25억2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신재생에너지·2차전지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 등이 증가한 덕을 봤다. 꾸준히 '억 단위' 적자를 내던 대일본 수지는 -3000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K콘텐트 인기를 타고 음악·영상 저작권 수출이 활발히 이뤄진 게 영향을 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무역수지가 갈렸다. 국내 대기업은 60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반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3억3000만 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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