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비례 갈등’ 막전막후
발표 15분전에 대통령실 공유
당선권에 한동훈 비대위 인사
尹과 친한 호남출신 배제 불만
친한 “尹 아바타 원하나” 반발
발표 15분전에 대통령실 공유
당선권에 한동훈 비대위 인사
尹과 친한 호남출신 배제 불만
친한 “尹 아바타 원하나” 반발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한동훈 국민의힘 중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19 [한주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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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표된 여당 비례대표 공천 논란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2차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복심’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가 한 위원장의 사천(私薦) 의혹을 중심으로 공천 정당성을 공격하며 ‘한동훈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반면 당 지도부 등에선 “‘윤심 공천’만 해줄 ‘윤석열 아바타’를 원하는 거냐”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계에서는 지역구 공천서부터 이어져 온 의견 차이, 한 위원장의 이종섭 주호주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인사 조치 요구 등으로 수면 아래 쌓여온 적대감이 이번 일을 계기로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4·10 총선을 불과 3주 앞둔 상황이라 우선 양측이 정면 충돌은 피하려는 모양새지만, “당정 간 신뢰가 근본적으로 무너져 내려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윤계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은 지난 18일 오후 발표되기 15분 전에야 대통령실에 공유됐다고 한다. 후보들의 면면이나 순번 배치 역시 대통령실에서 예상한 것과 많이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위원장 취임 뒤 비대위원으로 위촉돼 ‘친한계’로 분류된 김예지·한지아 위원이 각각 15번과 11번을 받아 당선권에 위치한 점이 논란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13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17번) 등도 친윤계가 고개를 갸웃한 인사들이었다. 앞서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명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당선권에 포함됐다”고 발언했는데 이들이 그 당사자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중앙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윤재옥·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 공천된 후보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국힘의 주요 공약을 들고 총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2024.3.19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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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전 서기관은 이날 열린 국민의미래 최고위원회 긴급회의에서 공천 취소가 의결됐다. 이 전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총리실에서 징계를 받은 이력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 전 서기관은 공천 취소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부족한 점은 더 성찰하겠다”고 했다.
또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조배숙 전 의원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호남 출신 인사가 비례 뒷번호로 밀리거나 아예 배제된 점도 용산의 화를 부추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호남 홀대’를 지적하고 나섰지만 진짜 불만은 “친윤계 인사를 대거 배제한 것 아니냐”는 쪽에 가깝다는 것이다.
24번에 배치된 주 전 위원장은 “광주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비례대표 사퇴를 선언했다. 번호를 받지 못한 조배숙 전 의원(전 전북도당위원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순번 재배치를 요구하며 “전북 지역 총선 출마자들은 이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후보직을 전원 내려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구 공천에선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산 수영구 공천 취소를 두고 대통령실과 당이 갈등을 빚었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철규 의원이 장 전 최고위원의 공천 취소를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장 전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이 잇따르자 한 위원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4.03.19 [사진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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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 일각에선 대통령실의 지나친 공천 개입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지아 위원의 경우 지난주 국민추천제로 진행된 서울 강남을 예비후보 면접을 봤지만 이철규 의원의 적극적인 반대로 공천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일부 의원들은 최근 이종섭 주호주대사,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등 당정 갈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가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자제를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족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각서 사천 프레임을 또 갖다 씌우는데,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황 수석 문제 역시 친윤계 인사들마저 한 위원장의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용산에 ‘반기’를 들었다는 건 과한 해석이란 게 당의 기류다. 실제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경기 하남갑에 도전하는 이용 의원 등이 한 위원장을 거들고 나섰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도 이날 “공당이라는 데가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 것이고 단일화 의견만 있으면 그건 정당이 아니다”란 입장을 밝혔다.
18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비례대표 공천을 재고해달라”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의원은 이날 당사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누가 사천이라고 했나. 그런 말이 없는데”라고 반문했다. 이어 “호남이 안 돼서 안타깝고, 당직자들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안타까우니까. 위(윗번호)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갔으니까 의아스럽다”며 “그분들 마음을 달래주는 거고 가능하면 조정해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당은 이 전 서기관의 사례 등 검증 미비·호남 배제 논란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들의 배려 문제에 대해서는 혹시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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