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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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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비례 안 고치면 탈당"… 한동훈 "직을 걸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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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나란히 들어오는 국힘 선대위 '1+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공동선대위원장들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 발대식에 입장하고 있다. 앞쪽부터 한 위원장, 윤재옥·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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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표된 여당 비례대표 공천 논란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2차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복심'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가 한 위원장의 사천(私薦) 의혹을 중심으로 공천 정당성을 공격하며 '한동훈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반면 당 지도부 등에선 "'윤심 공천'만 해줄 '윤석열 아바타'를 원하는 거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계에서는 지역구 공천부터 이어져 온 의견 차이, 한 위원장의 이종섭 주호주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인사 조치 요구 등으로 수면 아래 쌓여온 적대감이 이번 일을 계기로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4·10 총선을 불과 3주 앞둔 상황이라 우선 양측이 정면 충돌은 피하려는 모양새지만 "당정 간 신뢰가 근본적으로 무너져 내려 회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윤계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은 지난 18일 오후 발표되기 15분 전에야 대통령실에 공유됐다고 한다. 후보들의 면면이나 순번 배치 역시 대통령실에서 예상한 것과 많이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위원장이 취임한 뒤 비대위원으로 위촉돼 '친한계'로 분류된 김예지·한지아 위원이 각각 15번과 11번을 받아 당선권에 위치한 점이 논란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13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17번) 등도 친윤계가 고개를 갸웃한 인사들이었다.

다만 이 전 서기관은 19일 열린 국민의미래 최고위원회 긴급회의에서 공천 취소가 의결됐다. 이 전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총리실에서 징계를 받은 이력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조배숙 전 의원(전 전북도당위원장)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호남 출신 인사가 비례 뒷번호로 밀리거나 아예 배제된 점도 용산의 화를 부추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호남 홀대'를 지적하고 나섰지만 진짜 불만은 "친윤계 인사를 대거 배제한 것 아니냐"는 쪽에 가깝다는 것이다.

반면 당 일각에선 대통령실의 지나친 공천 개입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지아 위원의 경우 지난주 국민추천제로 진행된 서울 강남을 예비후보 면접을 봤지만 이철규 의원의 적극적인 반대로 공천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일부 의원들은 최근 이 대사·황 수석의 거취 등 당정 갈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가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자제를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명단 발표 직전에는 한 위원장과 이 의원이 명단을 두고 정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명단 수정을 요구했으나 한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의원이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한 위원장이 '직을 걸고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맞받았다고 한다.

이날 오후에는 '국민의미래 비례 명단이 이중 장부로 작성됐고, 한 위원장이 강남 사무실에서 만든 별도 명단이 있었다'는 내용의 지라시까지 유포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단 알림을 통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며 국민의미래 시스템 공천을 폄하 내지 왜곡하려는 시도로 판단된다"면서 "가짜뉴스 엄정 대응 기조에 따라 작성자와 유포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족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서 사천 프레임을 또 갖다 씌우는데,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 단 한 명도 제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황 수석 문제 역시 친윤계 인사들마저 한 위원장의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용산에 '반기'를 들었다는 건 과한 해석이란 게 당의 기류다. 실제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경기 하남갑에 도전하는 이용 의원 등이 한 위원장을 거들고 나섰다.

지난 18일 "비례대표 공천을 재고해달라"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이철규 의원은 19일 "누가 사천이라고 했나. 그런 말이 없는데"라고 반문했다. 이어 "호남이 안 돼서 안타깝고, 당직자들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안타까우니까. 위(윗번호)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갔으니까 의아스럽다"며 "그분들 마음을 달래주는 거고 가능하면 조정해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당은 이 전 서기관의 사례 등 검증 미비·호남 배제 논란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들의 배려 문제에 대해서는 혹시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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