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총선 이후 억눌린 가격 뛰나... 공공요금도 들썩일 조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공서비스 물가 연달아 2%대 상승
대구·대전 버스비 올렸고, 서울 인상 예고
"단계적 인상 검토해야" 조언도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총선 이후 정부가 그간 억눌러 온 공공요금이 뛰면서 물가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공공서비스 물가는 2.0% 상승하며 1월(2.2%)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보였다. 정부‧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연달아 2%대를 기록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해당 물가상승률은 0.7%, 0.8%였다.

항목별로 보면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각각 11.7%, 10.9% 뛰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도시가스(5.6%)와 전기료(4.3%) 등 다른 요금도 같은 달 전체 물가 상승률(3.1%)을 웃돈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1월)하면서 상반기 공공요금을 최대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전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에서도 계속 눌러 온 가격인상 압력은 임계치로 치닫고 있다.

대구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경북 영천은 5년 만에 시내버스 요금을 이미 인상(1월)했다. 대전도 지난달 29일부터 대전과 세종‧충북 오송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 노선 요금을 올렸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인천‧경기도 관련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치적 부담이 덜해지는 총선 이후에는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요금 정상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이후 추가 인상이 없었던 전기·가스 요금도 복병이다. 한국전력 등 에너지공기업의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 데다, 잠잠하던 국제유가마저 다시 들썩이는 등 에너지 요금 가격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수입가격이 올라 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의 손실이 커진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13% 안팎 뛰었고,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산유국의 감산 조치로 올해 석유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 차례 전기요금을 올린 지난해에도 한전은 약 4조5,7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정부 역시 물가를 정책 1순위로 놓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된다면 유류세 인하를 4월 이후에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천소라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격인상 요인을 외면할 수 없고, 재정 부담도 있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취약계층은 핀셋 지원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