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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탄압 유죄’ 김장겸, ‘부정선거론’ 김민전···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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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동훈 인사도 당선권 배치

경향신문

2017년 12월18일 오전 MBC 전·현직 고위임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한 혐의(근로기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를 받고 있는 김장겸 전 MBC사장이 검찰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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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18일 비례대표 후보로 김장겸 전 MBC 사장,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을 공천했다. 보수 언론인·대통령실·한동훈 비대위 출신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 부정선거론·‘이대남(20대 남성)’ 발언 논란이 불거진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당선권에 공천됐다.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여성·청년 후보를 보완하겠다는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공천 직후 친윤석열(친윤)계 이철규 의원이 공개 반발하면서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후보 35명을 발표했다. 당선권은 20번 내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당선권은 19번까지였다.

국민의미래는 보수 언론인들을 당선권 내에 공천했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은 14번을 받아 국회 입성이 유력해졌다. 그는 사장 재직 시절 파업에 참여한 기자·PD 등을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 내는 등 노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지난달 6일 김 전 사장을 특별사면했다. 그는 2022년부터 국민의힘에서 ICT미디어진흥특위 포털소위원장, 가짜뉴스·괴담방지 특별위원장 등을 맡았다.

유용원 전 조선일보 기자도 당선권인 12번에 공천을 받았다. 그는 국방전문 기자로서 지난 4일까지 조선일보에서 기사를 쓰다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며 정치권에 직행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양지인 서울 서초을에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를 단수공천했고, 서울 송파갑에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를 공천했다. 당선이 유력한 지역과 비례대표 순번에 조선일보·TV조선 전직 언론인을 공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막말 논란이 제기돼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부산 수영구에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공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도 당선권에 공천됐다. 당선권에 안상훈 전 사회수석(16번), 강세원 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13번)이 공천됐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의 선거 캠프에서 실무를 맡은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도 17번을 받아 당선 가능성이 높다.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해 ‘김한길계’로 평가되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높은 순번인 9번을 받았다. 앞서 김 교수는 20대 남성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2021년 12월 YTN라디오에 출연해 “요즘은 그야말로 취업의 문이 너무 좁고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해서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온다”고 말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로 부정선거론자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김 교수는 2020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출연해 “너무나 많은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걸 굳이 부정선거로 규정할 필요는 없지만 진상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23년 12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지아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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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 출신의 김예지 의원(15번), 한지아 비대위원(11번)과 국민의힘 영입인재들도 대거 당선권에 공천됐다. 지난 15일 당적 변경을 위해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 이어 연달아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비대위원과 함께 두 사람 모두 친한계로 분류된다.

한 위원장 체제에서 영입된 인사들도 당선권에 배치됐다. 탈북자 출신인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2번), 진종오 전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4번),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5번),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번), 김소희 전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7번),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이사(18번), 남성욱 고려대 교수(20번),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21번) 등 8명이 모두 한 위원장 임명 이후 환영식을 한 인사다.

지난해 말 지도부·중진·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관계자)의 희생을 요구했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8번)도 앞 순번을 받아 무난한 당선이 예상된다. 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다 내려놓은 것”이라며 “여기 이 일을 맡은 동안에 다른 것은 없다. 다 내려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와의 접점을 주목을 받았던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 주식 파킹 논란이 제기됐던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컷오프(공천배제)됐다.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청년·여성 후보자 비율을 늘리겠다던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254개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 후보자는 11.8%인 30명, 45세 이하의 청년 후보자는 전체의 8.3%에 불과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여성·청년 공천이 부족하단 지적에 “비례대표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비례대표 여성 공천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규정된 의무 추천 비율을 지키는 선에 그쳤다. 의무비율 이상으로 여성을 공천하지 않으면서 여성 후보를 보완하겠다는 약속이 무색해진 것이다. 청년 역시 당선권(20번) 내 20대는 0명, 30대는 4명(20%)으로, 45세 미만으로 범위를 넓혀도 7명(35%)이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는 지난해 11월 ‘비례대표 당선권에 45세 미만 청년 50% 의무화’를 3호 혁신안으로 의결한 바 있다.

유일준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여성 비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청년들, 특히 여성들이 지역구 나서 싸워서 당선되기가 녹록하지 않아 3040 청년, 각 분야의 전문성 있는 여성 등을 (공천)하려고 했다”며 “솔직히 정치에선 40대도 청년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대 공천 신청자도 있었지만 30대 중반 이후보다는 이런저런 준비도 덜 돼있고 경력도 짧고 과연 20대 초반에 특별한 전문성을 쌓기 전에 국회의원을 하게 되면 그분의 4년 이후 인생이 어떻게 될까. 그분한테 좋은 일일까”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미래 비례순번 1번은 최보윤 변호사 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이다. 그는 2009년 사법시험 합격 후 의료사고로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손해배상 사건을 전문으로 변호사 활동을 해왔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에도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은 최 변호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장애인이고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은 분 같은데 그래서 정상인과 장애인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비장애인을 ‘정상인’으로 지칭하는 것은 장애를 갖지 않은 것이 정상이라는 것으로 차별적 표현이다.

공천 직후 친윤이자 국민의힘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공개 반발했다. 그는 “문 정권에 저항하며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동지들이 소외된 데 대해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 바란다”고 밝혔다. 당선권에 친한계 인사들이 주로 배치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친윤석열계 인사들은 밀려난 점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어지고,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에 포함됐다”며 친한계인 김예지 의원과 한지아 비대위원 공천을 저격했다.

이 의원은 또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자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은 24번으로 당선권 밖에 배치됐다. 주 전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에 대한 배려는 아예 없었다”며 공천에 반발하는 취지로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비례순번 10번을 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에 대해서는 면접 없이 당선권에 배치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과거 전과가 있어 접수 자체가 거부됐다가 면접 없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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