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울 시내 거리에 카드론 광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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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 악화 속에 서민들이 많이 찾는 2금융권 대출 관련 지표가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찍은 한편, 카드 연체율은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18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8조원) 대비 3조원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해지 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 상품으로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 낮은 신용등급 같은 이유로 은행 등에서 자금줄이 막힌 서민들이 보험으로 눈을 돌려 '급전' 확보에 나선 셈이다.
대출액이 늘면서 보험업권의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험사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2.1%(차주 수 기준)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하는데, 해당 비율은 은행(10.4%)·캐피탈(28.7%) 등보다 높았다. 보험업의 채무불이행자 신용회복률(신용회복자/채무불이행자)도 38.1%로 은행·상호금융 등보다 낮은 편이었다.
한편 자금 압박이 커지면서 갖고 있던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도 늘고 있다. 생보·손보사를 합친 보험 해약 건수는 2021년 1만1466건에서 지난해 1만2922건으로 증가했다.
보험뿐 아니라 카드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날 금감원이 공개한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 자료(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8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2022년(1.21%)보다 0.42%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1.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카드론·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 비율을 뜻한다. 이들 카드사의 부실채권 위험도 늘고 있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회수에 문제가 생긴 여신 보유 수준을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은 1.14%로 1년 새 0.29%포인트 상승했다. 돈을 빌린 뒤 제때 갚지 못한 서민이 뚜렷하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카드사를 제외한 할부금융사·리스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관련 지표도 흔들렸다. 지난해 말 이들 여전사의 연체율은 1.88%로 전년 대비 0.63%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년 전보다 0.66%포인트 오른 2.2%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은 카드사·비(非)카드 여전사 모두 상승했지만,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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