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③ 수인선 벨트
제22대 총선 인천시 동·미추홀을 지역구에 출마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천은 민심의 풍향계로 불린다.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섞인 덕이다. 1960~80년대엔 충청에서 올라온 이들이 구도심에, 80~90년대엔 호남 사람들이 부평·계양 등에 정착했다. 정치권에선 토박이와 충청·호남 출신이 3분의 1씩 된다고 본다.
여야가 비등하지만 바람이라도 불면 한쪽으로 확 쏠리곤 한다. 최근엔 민주당 바람이 거셌다.
“어머, 여기는 이런 거 말하면 싸움 나.”
제22대 총선 인천시 동·미추홀을 지역구에 출마한 윤상현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훑고 지나간 인천 계양을의 계양산 전통시장에서 이연주(58)씨에게 표심을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며 기자를 가게 안으로 이끌었다. 그러곤 이랬다. “여기는 충청도·전라도 다 섞여 있어서 크게 말했다간 큰일 나. 솔직히 사법리스크를 보면서 내가 너무 믿어줬나 싶었지. (원) 후보를 막상 대하고 보니 (내) 마음이 돌아선 게 있는 것 같아.”
옆 가게의 김상숙(63)씨도 문을 열곤 한마디 했다. “최근 한 위원장이 왔다 갔는데 확실히 이전이랑 달라. 사람도 꽤 모이고 분위기가 달라진 건 맞는 것 같아.”
반면 장을 보던 유정숙(65)씨는 “무조건 민주당”이라고 했다. 계산2동에서 만난 배윤주(38)씨는 민주당 쪽이긴 했다는데 좀 달랐다. 그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3년은 너무 길다’는 캐치프레이즈에 신뢰도가 향상됐다”며 “지역구에선 이 대표를 뽑고 비례대표론 조국혁신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론조사도 묘하다. KBS·한국리서치의 8~10일 조사에선 이 대표가 원 전 장관을 12%포인트 차로 앞선 데 비해 , YTN·엠브레인퍼블릭의 9~10일 조사에선 3%포인트 차로 나왔다.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의 9~10일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조국혁신당(24%)이 더불어민주연합(19%)을 앞서기도 했다.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긴 한데, 주변 지역을 뒤흔드는 단계는 아닌 듯했다. 민주당 텃밭에선 여전히 민주당이 강했다. 서병의 택시기사 김모(61)씨는 “(이 대표가) 구속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여권에서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닌가 싶고 오히려 신뢰가 확고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40년 째 철물점을 한다는 김모(64)씨도 “전남에서 올라왔는데 남편과 나는 무조건 민주당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분의 여파도 감지됐다. 공천에서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부평을에서 만난 문도훈(56)씨는 민주당을 찍겠다면서도 “공천을 잘못한 거 아닌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
중-강화-옹진이나 동-미추홀을의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데(배준영·윤상현), 이들에 대해 호감을 피력하는 이들도 많았다. 직장인 김민정(30)씨는 “교통공약을 낸 배 의원을 뽑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인천의 14곳 지역구를 돌며 만난 사람들 중 유독 “이사온 지 몇 년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럴만한 게 인천은 경기와 더불어 순유입이 플러스인 광역단체다. 검단신도시(서병)·루원시티(서갑)·영종하늘도시(중-강화-옹진)·송도(연수을) 위주로 재건축·신도시가 개발됐다. 주로 서울에서 젊은 세대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구는 순유입 인구만 3만 명이어서 선거구가 분구됐다(2곳→3곳). 구도심도 빌라 신축이 늘었다. 전입자들의 표심이 예측불허라 여야 모두 긴장한 상태다.
13일 찾은 영종하늘도시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여성들이 많았다. 이 중 한 명인 김현영(34)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애를 키우니까 육아 정책을 잘하는 국민의힘에 좀 더 마음이 갔다”고 했다. 반면 서병으로 2년 전 이주했다는 정상민(48)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했지만, 더 투표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전세 사기 사건이 크게 불거진 미추홀구에서 만난 김연수(30)씨는 “나는 피해자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볼 것 같다”며 “예방책을 내고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