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정부 극단주의 정의 확장에 무슬림 사회 우려 확산[통신One]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런던 시장 “극단주의 낙인찍고 교류 끊으면 지하로 사라질 것”

MCB “불공정한 배제 정책의 표적…위헌 심사 요청할 것”

뉴스1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 24.03.0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극단주의(Extremism)'에 대한 개념 정의를 확장하고 새로 변경한 기준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될 단체 5개를 지명한 가운데 무슬림(이슬람교를 믿는 사람) 사회에서는 정치적 표적이 되고 있다는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이번 조치가 영국 시민으로 살아가는 무슬림 공동체에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실제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극단주의 세력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음지로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BBC와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균형발전·주택·지역사회부 장관은 이날 하원 의회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극단주의에 대한 새로운 정의 기준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될 단체 이름을 공개했다.

거론된 단체는 네오나치 이념을 주장하는 단체로 분류된 영국 국가사회주의운동(British National Socialist Movement)과 애국적 대안(Patriotic Alternative), 무슬림 커뮤니티를 지원 해온 영국 무슬림 협회(MCB), 무슬림 참여와 개발(MEND), 국가 탄압에 도전한다는 취지로 활동을 전개해 온 케이지(Cage International) 등이다.

고브 장관은 반 극단주의 우수 센터(counter-extremism Centre for Excellence)를 설립하고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일부 풀뿌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보수적인 종교 신념이나 환경 보호단체, 트랜스젠더 반대 또는 찬성 활동가들이 이번 새로운 기준에 의해 권리가 침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과 지역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극단주의에 대한 확장된 정의가 지역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날 B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걱정하는 것은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는 프로그램에서 일부가 극단적인 우익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든, 이슬람주의자 길을 가는 사람이든 간에 이런 그룹에 낙인을 찍음으로써 많은 지방당국, 시장들, 공공기관이 그들과 교류하지 않으면 이들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지하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무슬림들이 '그들과 우리'라고 (동일하게)생각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된다"고 우려했다.

영국 최대 무슬림 대표 기구인 MCB의 역대 최연소 여성 사무총장 자라 모하메드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지명된 사람들 누구라도 위헌 심사권을 요청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확실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500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학교와 자선기관을 대표하는 영국 최대의 포괄적 조직인 MCB와 장기적으로 교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확실히 위헌 심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불공정한 참여 배제 정책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극단적인 집단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면 왜 우리와 교류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영국 정부는 이미 MCB와의 관계를 축소하고 다양한 부서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 노동당의 부대표 안젤라 레이너는 "공공선 차원에서 협력할 것이지만 정책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앨리슨 테윌리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의원도 "이번에 변경된 극단주의 정의가 무슬림 커뮤니티를 불균형하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며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지난 1일 리시 수낵 총리는 잉글랜드 북부 로치데일 보궐선거에서 사회주의 정치인 조지 갤러웨이가 친팔레스타인 표를 바탕으로 여당과 제1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자 같은 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세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극단주의 문제는 영국의 정치적 의제를 장악해 왔다.

새로운 극단주의 정의에 따르면 폭력과 증오, 불관용을 기반으로 하는 이념을 조장하는 단체는 정부 자금과 공공기관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차단된다.

tigeraugen.cho@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