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자궁근종’ 환자 5년간 66% 증가… 1년에 한번 초음파 검사 받으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궁근종의 예방과 치료법

가임기 여성 환자가 50% 이상 차지… 대부분 증상 없어 발견하기 어려워

근종 크기 커지면 약물-수술 치료… 근종 절제술은 생식능력 유지 가능

양성-악성 감별 알고리즘도 개발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양성종양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암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게서 발병해 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0만7526명에 이른다. 환자는 계속 느는 추세로 5년 전인 2018년 39만2334명과 비교할 때 66% 이상 늘었다. 환자 수는 가임 연령대인 30∼40대의 경우 2022년에 32만3506명으로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50대도 증가세를 보였다.

대부분 경과 관찰… 환자 나이, 폐경 여부 중요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대부분 가임 연령에 발생해 임신 중 커지고 폐경 이후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하며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맨눈으로도 보이는 거대 종양까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약 20∼50% 정도에서만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없다 보니 산부인과 검진 중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근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로 관리하게 된다. 근종이 커지고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호르몬 주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는 효과가 일시적이고 호르몬 부작용의 단점이 있을 수 있다.

근종이 커지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월경 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골반통, 하복통 등의 통증과 이상 출혈 등이 있다. 간혹 하복부에 압박을 느낄 수 있으며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요실금 등 배뇨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근종만 절제하는 근종 절제술 생식기능 유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때다.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어서다.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 절제술과 자궁 적출술로 구분한다. 자궁근종 절제술은 생식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와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술한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자궁벽이 약해져 출산 시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근종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자궁 적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일 때 시행한다. 나이와 난소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특이한 이상이 없는 한 난소는 남겨둔다. △자궁의 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월경 과다를 동반한 커다란 점막하 근종이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 증상이 있을 때 자궁 절제술을 고려한다. 또한 △다른 골반질환(골반염, 자궁내막증)이 같이 있거나 △근종이 급속히 커질 때 △인대 내 근종이거나 육경성 근종일 때 △암에 대한 공포가 있을 때 자궁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자궁근종 절제술과 자궁 적출술은 환자의 상태, 근종의 위치나 크기 등에 따라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개복수술로 시행된다. 개복수술과 로봇팔로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로봇 수술은 단단하고 튼튼하게 자궁 봉합이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임신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된다.

자궁근종은 매우 흔한 질환이기에 증상이 없으면 추적 관찰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근종이 생긴 부위가 좋지 않거나, 크기가 크다면 불임을 유발하고 2차 변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 임신과 출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양성·악성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도 개발돼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감별하는 진단 알고리즘 모델도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과 한동대 생명과학부 안태진 교수팀이 개발한 세계 최초 진단 알고리즘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양성 질환이다.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며 조직검사 없이 초음파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자궁 평활근육종은 평활근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매우 드문 희소 암이다. 자궁근종과 모양이나 크기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초음파, 자기공명영상법(MRI) 등 영상 검사만으로는 자궁근종과 구별이 불가능하다. 수술 전 진단이 어렵고 일반적으로 양성 자궁근종 수술 후에 조직검사에서 진단된다.

실제로 자궁근종인데 자궁 평활근육종을 우려해 수술받는 예도 있다. 자궁근종으로 생각하고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자궁 평활근육종으로 진단돼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다시 받는 경우도 있다.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가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경우 암세포가 퍼져서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에 수술 전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구별하는 검사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김기동 교수는 “영상 검사만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했던 자궁근종과 자궁 평활근육종을 감별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수술 전에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성 자궁근종 환자는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으며 자궁 평활근육종 환자는 조기에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전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