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방치하면 세균-염증성 인자 퍼져
구강뿐 아니라 장기에 암 발생 확률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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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신한대 석좌교수·부총장 |
매년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2006년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 및 조기 진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 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에 착안해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을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전 세계적인 암 증가 추세는 암이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2050년 신규 암 발생 건수는 2022년 2000만 건보다 77% 증가한 3500만 건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고, 전 세계 암 사망자 수는 2022년 970만 명에서 2050년 18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암은 40년째 국내 사망 원인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암 예방을 위해선 금연, 금주, 채식, 운동 등 잘 알려진 수칙을 지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한구강보건협회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잇몸병 예방’이다.
잇몸병 예방은 곧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잇몸병을 단순히 구강 질환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세균과 염증성 인자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최악의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잇몸병을 앓고 있으면 구강뿐 아니라 심장, 위, 췌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논문에서 다뤄진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잇몸병을 앓고 있는 경우 암 발생 위험이 13%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잇몸병과 암의 밀접한 연관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잇몸병은 대부분 잘못된 양치 습관으로 인해 치태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치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이 문제를 뒤집어 보면 올바른 양치 습관을 통해 치태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잇몸병의 심각성을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잇몸병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이 잇몸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매년 약 1800만 명이 잇몸병으로 병원을 찾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감기를 제치고 국민병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강 헬스케어 브랜드 필립스소닉케어와 함께 ‘양치혁신’ 캠페인을 전개해 잇몸 손상 없이(0),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양치하는 ‘0-1-2-3 양치 습관’으로 치간(치아와 치아 사이)과 잇몸선(치아와 잇몸의 경계부)을 집중적으로 닦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치간과 잇몸선을 효과적으로 닦기 위한 방법으로는 ‘표준잇몸양치법’이 있다. 이는 칫솔을 연필 쥐듯이 가볍게 잡아 칫솔모 끝을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밀착해 5∼10회 부드러운 진동을 준 뒤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손목을 돌리면서 쓸어내듯이 양치하는 방법을 말한다. 무엇보다 잇몸 손상 없이 효과적으로 닦아야 하는데 잇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적절한 힘으로 양치하는 것이 어렵다면 음파 전동칫솔 등 다양한 구강 관리 용품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질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특히 구강 건강은 전신 건강의 거울이므로 더욱 예방에 힘써야 한다. 본 협회는 앞으로도 양치 혁신을 이루는 다양한 활동으로 국민 구강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잇몸병을 야기하는 잘못된 양치 습관의 뿌리를 뽑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신한대 석좌교수·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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