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한 어린이공원에 붙은 '공놀이 자제' 당부 현수막./엑스 |
서울 시내 한 어린이공원에 ‘공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공유돼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공원내 공놀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식의 공감이 나온 반면 “어린이공원인만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는 식의 비판도 나왔다.
지난 10일 한 네티즌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서울 양천구 주택가에 있는 어린이공원에 붙은 현수막 사진을 올렸다. 현수막에는 “어린이 공원 내 축구, 야구 등 공놀이 자제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웃주민들이 공튀기는 소음에 힘들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을 게시한 네티즌은 “멋진 나라야”라며 이 상황을 비꼬는 듯한 게시글을 덧붙였다.
현수막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현수막 내용에 공감한 일부 네티즌들은 “집 근처 공원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 주차된 차량에 공이 맞기도 한다. 보면 불안하더라” “초등 고학년 정도만 돼도 공놀이 하다 지나가는 사람들 맞추겠더라. 공놀이 가능한 넓은 잔디밭 공원도 아니고 보통 저런 공원은 진짜 마을 공원 아닌가” “이런 주택가 내 공원은 5살 이하 유아도 이용할텐데 안 하는게 맞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어른들 시끄럽다고 공튀기지 말라고 할 거면 어린이공원 말고 어른공원 만들어라” “이러니 저출산 국가인 게 이해 된다” “애들이 집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못하는데 이젠 밖에서도 못하네” “공놀이가 위험할 순 있는데 시끄러워서 안된다는 건 말도 안된다” 등 비판 의견도 많았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현재 해당 공원을 두고 상충하는 내용의 민원이 다수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구청 측은 민원 내용에 따라 현수막을 걸거나 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12일 기준에는 ‘공놀이 자제’ 관련 현수막을 부착해뒀다.
구청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인구 밀집도가 높은 주택가에 위치한 공원이다 보니 공놀이가 자칫 영유아나 노인 등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됐다”며 “공놀이를 하게 해달라는 민원도 함께 들어오는 상황이라 양측 민원을 절충해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현수막을 걸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에는 공원 내 공놀이의 안전 문제에 대한 내용을 현수막에 담아 공원 이용객들에게 배려와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펜스나 안전장치가 마련된 뛰어놀 공간이 부족한게 본질적 문제”라는 식의 지적도 내놨다. 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공간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공놀이하며 놀 수 있는 접근성 좋은 공간이 생겨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실제로 서울의 어린이공원 면적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시내 어린이공원 수는 2013년 1301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2022년 1248곳으로 감소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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