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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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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놀이터'였다 미움 산 레딧, 뉴욕증시 데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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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상장 예상…"최대 1조원 조달, 시총 8조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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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이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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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이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딧의 이번 IPO는 지난 2019년 핀터레스트 이후 4년 만에 이뤄지는 소셜미디어(SNS) 기업의 상장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레딧의 주요 이용자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레딧의 뉴욕증시 데뷔에 불만을 드러내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레딧이 이달 IPO에서 주당 31~34달러(4만811~4만4761원)에 2200만주를 매각하고, 7억4800만달러(약 9873억6000만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목표 시가총액은 최대 65억달러(8조5586억원)다. 레딧의 상장일은 오는 21일로 예상된다.

레딧은 올해 1월1일 이전에 레딧 계정을 만든 레딧터(Redditors·레딧 이용자)와 일부 모더레이터(moderator)도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약 176만주를 IPO에 배정할 계획이다. 단 해당 주식은 '매각 제한'(lockup period)에 적용되지 않아 거래 개시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다. 레딧은 주요 이용자와 모더레이터들에게 분야별 커뮤니티 게시판 관리 등 사이트 운영 기여도에 따라 IPO 투자자와 같은 가격으로 상장 전 주식 구매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번 IPO에 참여할 수 있는 레딧 이용자 및 모더레이터 수는 약 7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시장은 레딧의 상장을 계기로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신규 기술주의 상장이 연이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레딧의 주요 이용자들은 레딧의 증시 데뷔를 환영하지 않는 듯하다. 레딧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1년 밈 주식 열풍으로 미국 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당시 레딧 내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는 일부 헤지펀드의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 세력에 맞서 집단 매수에 나서는 결집지 역할을 했고, 레딧은 '미국 개미들의 놀이터'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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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수많은 레딧터(레딧 사용자)들이 기업공개(IPO)를 싫어하는 이유' 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사진=레딧 사이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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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타임지에 따르면 레딧의 IPO 공식 신청 소식이 전해진 이후 레딧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사업 모델, 사이트 운영 규정 등 레딧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타임지는 "다수의 이용자가 '레딧이 주가를 끌어올리고자 우리를 이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일부 모더레이터는 레딧의 IPO 참여 요청에도 주식을 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른 이용자는 "이번 IPO는 회사가 레딧 사용자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수익을 우선시하는 또 다른 사례"라며 "이제 (레딧) 이사회는 레딧의 커뮤니티가 아닌 투자자를 위해 일을 할 것이고, 이는 레딧의 가치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레딧의 수익성을 지적한다. IPO 전문 리서치업체 르네상스 캐피털의 닉 스미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레딧의 수익성이 매우 낮다. 지난 3년간 잉여현금 부문에서 3억달러 이상이 유출됐다"며 "투자자들의 초점이 수익성에 맞춰진 것을 고려하면 이는 큰 문제"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레딧은 인공지능(AI) 기업에 사용자 데이터 제공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관련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2억3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레딧의 사용자 대부분이 익명으로 활동하고 있어 다른 SNS에 비해 챗봇 증가에 취약한 환경이라며 "AI 기술 적용은 레딧 사이트 내 챗봇 증가를 부추기고, 사이트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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