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 18.7조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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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테마주 열풍에 따라 '빚투'(빚내서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발 인공지능(AI)·반도체 훈풍,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주식 열풍에 이어, 최근 최고가를 경신한 가상자산 관련주까지 유행하는 테마에 따라 들썩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해 들어 최대인 18조7260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 융자는 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를 위하여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매수대금의 융자를 말한다.
현재 회사별 대출 이자는 연 3.69~9.8%(90일 만기 기준)에 달하지만,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잔고)는 지난해 11월 6일 16조5767억 원까지 감소한 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초 미국 빅테크에서 시작된 AI·반도체 테마를 시작으로 급등 테마주를 중심으로 신용잔고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AI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SK하이닉스(000660)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19일 1371억 원이었던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지난달 7일 253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자동차·금융 등 저PBR 종목들의 신용잔고도 크게 늘었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신용잔고가 842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저PBR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지난 3일 기준 신용잔고는 1839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정부가 밸류업 정책 도입 계획을 밝히고 주가가 4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급등한 지난달 초 신용잔고가 94억 원에서 244억 원으로 2.6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넘어서며 투자 열풍이 불자 가상자산 관련주의 신용잔고도 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041190)의 신용잔고는 지난달 14일 177억 원에서 지난 8일 318억 원으로 2배 늘었다.
이처럼 신용융자 규모가 변동성이 큰 테마주 위주로 증가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주가 변동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빚투'는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으로 장기 투자도 어려운만큼 조정이 나타나거나 유행이 지나갈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올해 초 AI테마 대장주로 꼽히며 한 달 만에 주가가 220% 오른 이스트소프트(047560)의 경우, 신용잔고가 10일 만에 100억 원에서 182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4만9800원까지 오른 주가가 한 달 만에 2만원대로 하락하자 신용잔고도 26억 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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