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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업을 전개하는 4대 손해보험사가 해외에서 받아 온 보험료가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 받아온 보험료 규모는 4년 새 2배로 커졌다. 최근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장려하며 규제 완화와 컨설팅 지원 등에 나섰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보험료 규모가 가장 큰 DB손해보험은 올해 베트남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현대해상·삼성화재·KB손보(보험료 규모순) 등 4대 손보사가 지난해 해외에서 받은 보험료(해외 원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399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만 해도 5263억원이었는데 4년 새 2배가량 늘었다.
해외 사업에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곳은 DB손보다. DB손보는 지난해 해외에서 보험료 5715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4대 손보사 해외 원수보험료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DB손보는 1984년 괌 지점을 필두로 뉴욕과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 미국에만 4개 지점을 뒀다. 2015년에는 현지 5위 손보사 우체국보험회사(PTI)의 지분 37.3%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DB손보는 지난달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9위 BSH와 10위 VNI의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들의 점유율을 합하면 현지 1위 보험사와 규모가 비슷하다.
활발한 해외 사업 진출을 바탕으로 DB손보는 글로벌 신용평가 전문기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DB손보는 세계 최대 신용평가 전문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2018년 이후 7년 만에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DB손보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주변 국가로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또한 미국은 물론 유럽,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지에도 자회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을 준비해왔다.
국내 손보사들이 해외 진출을 늘리고 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4대 손보사가 거둬들인 전체 원수보험료는 77조6829억원으로, 이 중 해외 원수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손보사들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해외 보험 영업이익 부문에서 1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보험업이 해외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손보사 20곳 중 10곳에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손보사 CEO는 베트남(36%)과 인도네시아(28%), 인도(12%) 등을 해외 사업 확대를 고려하는 국가로 선택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으로 해외 자회사의 소유 범위를 확대하고,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등 규제를 완화했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보험사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감독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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