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살 수 있다던 사지마비 아빠 더 오래 살줄 몰랐어요”…보험금 1억 더 받은 사연 [어쩌다 세상이]

손해배상 판결 이후 새로운 손해 또 소송 가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 제공 = 연합뉴스]

살다보면 사고로 다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가 대표적이지만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고로 인해 신체에 생긴 손상이 경미하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반대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고 목숨을 보전하더라도 불구가 되거나 난치의 질병을 안고 살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피해가 크다면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손해는 보통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 그리고 위자료로 구분됩니다.

우선 적극적 손해는 가해자의 행위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사고로 인해 발생한 치료비나 간병비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극적 손해는 가해자의 행위가 없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의미합니다. 사고로 인해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을 때 결과적으로 수입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자료는 정신적인 고통을 배상하기 위해 지급되는 돈을 말합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이같은 손해를 배상해 달라는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는 언제까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은 손해(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됩니다.

해당 청구권의 소멸에 관한 예외적이고 어려운 법리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법원은 사고가 발생한 날 손해를 알았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가급적 사고 일로부터 3년 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간혹 손해배상금을 지급받거나 합의를 했지만 돈을 받을 당시에는 예상 못한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만약 사고가 난지 3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손해를 안 날로부터 다시 3년 안에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손해로는 먼저 합의 당시 발생을 인지할 수 없었던 신체 부위에 새로 발생한 질병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손해의 종류는 알고 있었지만 그 지속기간에 대해서 예상할 수 없었던 경우도 새로운 손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치료비나 간병비와 같은 적극적 손해의 경우 합의 당시 알고 있었던 종류의 손해라고 하더라도 치료나 간병이 필요한 지속기간이 예상할 수 없었던 만큼 길어졌다면 이 또한 새로운 손해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추가 피해 발생…보험금 더 달라

사례를 소개합니다.

한 가정의 가장인 A씨는 10년 전 교차로를 걸어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쳤고 사지가 마비됐습니다. 같은 해 A씨와 그의 가족들은 가해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에서 이뤄진 신체감정에서 A씨가 향후 7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의사의 판단이 나왔고 A씨와 보험사는 7년이라는 기간을 기초로 해서 소송상 합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A씨는 보험사로부터 1억20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7년이 지난 이후에도 죽지 않았습니다. A씨의 가족들은 그동안 소송을 통해 지급받은 배상금을 전부 소진해 보험사를 상대로 추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새로운 소송에서 법원은 종전의 예측과 달리 A씨가 실제로 생존하고 있는 사실은 과거 소송 과정에서는 예상할 수 없었던 사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보험사가 A씨에게 추가로 발생한 간병비와 치료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렇게 A씨는 보험사로부터 1억원을 더 보상받게 됐습니다.

사고로 인해 평생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정도의 상해를 입은 경우 보통 손해배상액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대방과 임의로 합의가 되지 않아 소송을 통해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무법인 한앤율 한세영 변호사는 “과거에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조정을 하거나 판결을 받았더라도 소송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추가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새로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주변에 아직도 사고로 인해 간병 중인 환자가 있다면 다시 한 번 과거의 판결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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